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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vs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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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요즘처럼 방송이 한시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때, 웃기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 어색한 장면은 좀처럼 보기 쉽지 않다. 그런데 그 보기 힘든 장면을 지난주 문화방송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우결)>의 전진-이시영 가상 부부의 신혼여행에서 보고야 말았다. 전진과 이시영 커플이 이번주 중계소 주인공이다. 남들보다 반 박자 빠른 남자와 남들보다 반 박자 느린 여자가 만났다. 오래 호흡을 맞춰온 남녀도 부르기 힘들다는 ‘결혼’이라는 노래를 전혀 다른 박자 감각을 지닌 남녀가 함께 부르려니, 어색할 만도 하다. 수많은 소녀 팬과 함께 10년이 넘게 아이돌 가수 생활을 해온 성격 급한 남편과 건담을 좋아하는 침착한(!) 아내. 게다가 뭐든 질문하는 의문형 남편과 말수가 적은 단답형 아내로 서로 전혀 다른 화법을 가진 이 둘 사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보는 사람마저 답답하게 만들 정도로 진전이 없다. 게다가 남편은 결혼과 배우자에 대해 환상에 가까운 수많은 틀을 갖고 있는 반면, 아내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 지난주 노래방 장면에서 정반대의 성격이 날카롭게 부딪치는 순간에 남자는 답답해서 웃었고 여자는 갑갑해서 눈물을 보였다. 서로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지점에서 부조화를 전제로 시작하는 전진과 이시영 커플은 <우결> 사상 가장 솔직하고 현실적인 커플이다. 비록 가끔은 예능에서 다큐로 돌변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커플은 정말이지 흥미롭다. 지금까지 ‘애교 있는 아내와 배려하는 남편 교화 프로젝트’나 다름없었던 <우결>이 이 둘의 출연을 기점으로 ‘결혼’을 조금 더 인간관계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고집 센 이 커플이 가능한 한 타협하지 않으면서 가까워지기를 기대한다. 미션, 임파서블?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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