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3.05 19:29 수정 : 2009.03.06 09:30

손톱깎이 세계1위 ‘777’ 처량한 몸값 깎기

[뉴스 쏙]





임직원에 자회사 주식 증여 발단
창업주 사망으로 막대한 상속세
지분 넘긴 업체서 또 매물로 내놔

한국 중소기업의 간판스타로 꼽히는 세계 1위 손톱깎이 회사 쓰리세븐(777)의 주인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쓰리세븐 손톱깎이가 시장 매물로 나온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것도 최근 반년 사이에 주인이 두번 바뀔 지경이 된 것이다.

1975년 설립된 쓰리세븐은 30여년 세계 손톱깎이 시장을 제패해왔을 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와 ‘777’ 상표를 놓고 상표권 분쟁을 벌여 이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전통의 업체에 위기가 처음 찾아온 것은 지난해였다. 쓰리세븐이 만난 위기는, 다름 아닌 상속세였다. 한우물만 파오다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려고 2005년 크레아젠이라는 바이오회사를 인수한 게 발단이 됐다. 창업자 고 김형규 회장은 137억원을 들여 크레아젠을 인수한 뒤, 2006년부터 1년여 사이 쓰리세븐 주식 240만여주, 370억여원어치를 자회사인 크레아젠과 임직원, 가족에게 증여했다.

그런데 김 회장이 지난해 1월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증여가 상속으로 변해버렸다. 현행 법률상 증여자가 5년 이내에 사망하면 증여가 상속으로 간주되고, 증여세가 아닌 상속세를 내도록 돼있다. 중국산 짝퉁 제품 때문에 고전하며 실적이 내려가던 쓰리세븐에 창업자의 갑작스런 죽음과 설상가상의 상속세 문제까지 터진 것이다. 이 때문에 임직원과 유가족은 약 15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물게 됐고, 거액의 세금을 내기 위해 회사 지분을 중외홀딩스에 넘겼다.

그렇게 지난해 중외홀딩스로 넘어간 쓰리세븐이 최근 또다른 주인을 찾고 있다. 쓰리세븐은 대주주가 바뀐 뒤 지난해 크레아젠홀딩스로 회사 이름을 바꿨고, 물적분할로 쪼갠 손톱깎이 부문 자회사가 쓰리세븐이란 이름을 달았다. 크레아젠홀딩스의 대주주인 중외홀딩스는 최근 이 쓰리세븐의 매각을 검토중이다. 중외홀딩스는 크레아젠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고, 쓰리세븐과 크레아젠은 크레아젠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쓰리세븐을 매각하면 중외제약그룹은 6개월여 만에 바이오회사 크레아젠만 쏙 빼내 갖게 된다. 크레아젠은 간암치료제로 주목받는 알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국가대표 중소기업으로 꼽혀온 쓰리세븐이 인수합병 시장의 매물이 되어버린 것은 무엇보다 수익성 하락 때문이다. 쓰리세븐은 여전히 90여개국에 수출하며 손톱깎이 시장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최전성기 40~50%의 절반 수준인 20% 정도로 떨어졌다. 더구나 중국산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나빠져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원재료 철강값이 올라 더욱 고생을 했다.


아직까지 쓰리세븐 인수 의사를 밝힌 마땅한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다시 창업주 가족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 전 회장의 사위인 김상묵씨는 쓰리세븐의 대표이사이고, 장남인 김진규씨는 상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촛불 유죄 압력’ 명백한 법관 독립성 침해
▶판사들 의혹이 사실로 부글부글
▶행안부, 작년 7월엔 “인권위 축소 반대”
▶방통심의위 ‘앵커 입막음’ 논란…박혜진 앵커 발언 경고
▶2000만부 달성, 서점가 놀래킨 ‘화들짝 흥행술’
▶노 전 대통령, “고독한 노후…정치하지 마라”
▶류현진 어깨에 달린 ‘대만 정벌’
▶가짜 독도수비대원 문건 나와
▶의정부 남매 죽인 엄마 왜?
▶‘무릎팍’ 이제는 패가 다 보여
▶손톱깎이 세계1위 ‘777’ 처량한 몸값 깎기
▶육영재단 이번엔 ‘누나의 반란’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