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3.30 18:58 수정 : 2009.03.30 18:58

[생활2.0]

봄은 모든 것이 솟아오르고 열리는 계절이다. 점차 날이 따뜻해지면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도 밖으로 나오고 겨우내 닫혀 있던 사람들의 땀구멍도 밖으로 열린다. 이처럼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이 많아지면 땀이 나지 않게 해 달라고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기운이 허약해지면 땀이 많이 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물론 땀은 우리 몸의 원기가 충실한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임에는 틀림없다. 서양 의학에서는 땀의 기능을 체온조절을 위한 수분 배출로 주로 이해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땀의 양과 부위를 살펴서 기운의 순환 상태를 파악한다. 우리 몸이라는 기운의 찜통에서 영양을 태우는 대사 작용을 통해 수증기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또 어느 부위에서 어떤 때에 땀이 주로 많이 배출되는지를 살피면 그 사람의 건강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중요한 것은 체질에 따라 건강한 땀의 기준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선 소음인은 땀이 적게 나야 건강하다. 소화 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항상 영양이 부족해지기 쉬운 체질이므로 지나친 대사 작용으로 땀이 많이 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음인이 어느 날 갑자기 땀을 많이 흘리기 시작했다면 얼른 기운을 보강하는 한약이나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 이때 먹는 보양식으로 잘 알려진 것이 닭에 황기를 넣어 곤 ‘황계’이다. 황기는 예부터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것을 막아 주는 효능으로 유명하고, 닭은 소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므로 둘의 조합은 소음인에게는 천생연분인 음식인 셈이다.

이처럼 황계를 끓여 먹고 땀을 줄이는 보약을 지어 먹는 상식은 소음인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태음인은 이와 반대로 땀이 나야 건강하다. 태음인은 소화 기능이 충실할뿐더러 호흡 기능에 비해 영양의 흡수와 저장 기능이 강하므로 오히려 영양 과다 상태가 되기 쉬워 대사성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따라서 영양을 충분히 쓰면서 흠뻑 땀을 내는 것은 태음인의 건강한 증거가 되는 것이다. 평소 땀이 나지 않는 태음인은 등산이나 수영, 사우나를 해서라도 땀을 내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태음인을 위한 약재 가운데에는 마황이나 웅담처럼 땀이 나는 것을 촉진하는 것들이 많다.

땀이 나는 부위도 매우 중요하다. 소양인은 아래로 내려가는 기운이 약하므로 손발에 땀이 나는 것이 건강의 증거가 된다. 실제로 건강한 소양인은 손발에 가장 땀이 많이 난다. 반대로 위로 올라가는 기운이 약한 소음인은 얼굴에 땀이 나야 건강하다. 두 체질 모두 땀이 적은 게 좋지만 너무 많지 않으면서 땀 나는 부위가 좋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소음인이 손발에만 땀이 많거나 소양인이 얼굴에만 땀이 많다면 이는 좋지 않다. 태음인은 특히 가슴에서 땀이 나야 건강하다. 태음인의 약점인 심장과 폐의 기능이 충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김종열/한국한의학연구원 체질의학연구본부장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