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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만씨가 집에서 가까운 인천 계양산 등반로를 오르던 중 잠시 걸음을 멈춘 채 활짝 웃으며 촬영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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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다른 장기 번진 4기 아찔…아내 믿음에 ‘도전’
수술 뒤 걷고 또 걷고, 이젠 설악·지리산까지
암을 이긴 사람들
① 황병만씨의 위암 투병기 암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의술의 발달로 완치 판정을 받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치료의 적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무지에서 나온다. 제대로 알고 치료받고 적절히 관리하면 완치할 수 있다. 암을 이겨낸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주변선 너도나도 ‘의사’
걸은 거리·몸무게 등 날마다 기록
장기 일부 없어 음식에 신경
욕심 버린 게 제1 명약 “암이 너무 많이 진행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냥 포기하자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겨낼 수 있다는 아내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해야겠다는 각오로 항암 치료와 수술을 견뎌냈죠.” 위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 지 지난해로 만 5년이 지나 완치 판정을 받은 황병만(56·인천 작전동)씨의 말이다. 2003년 위암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았던 그는 “지금은 암 진단 이전보다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2003년 2월 몸이 많이 피곤한데다가 한번 의식을 잃어 동네의원과 중간 규모의 병원을 거친 뒤 국립암센터를 찾게 됐다. 암 세포는 이미 위장은 물론 십이지장, 비장, 부신, 소장 일부 등 여러 장기에 번져 있었다.
“4기까지 진행됐다는 말에 아찔하더라고요. 1984년에 대장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초기라 수술 치료로 깨끗하게 좋아졌거든요. 이번에는 머리가 빠지고 먹을 것을 다 토하는 등 부작용을 견디며 항암제 치료를 받은 뒤 암 덩어리를 줄여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위암은 내시경 검사나 위장조영술로 조기에 진단될 수 있는데, 초기 단계에는 배를 열지 않고 내시경 수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보통 3기말까지도 수술이 가능하다. 4기에 이르러도 일부에서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항암제 치료 등을 통해 암 크기를 줄이거나 주변에 퍼진 암 덩어리들을 일부 제거한 뒤 수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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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이후 최근까지 위암의 5년 생존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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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와 늘 동행하는 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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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만(56·인천 작전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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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가족력 있거나 짠 식습관·흡연자…일찍일찍 검사 챙기세요 우리나라에선 위암이 가장 많다. 전체 암의 18.3%(2003~2005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다. 2위인 폐암의 12.1%와도 큰 차이다. 위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짜게 먹으면서 채소는 적게 섭취하는 등의 식습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가족력, 흡연 등이 꼽힌다. 짠 음식은 위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궤양 등을 일으켜 음식 속에 섞여 들어온 발암물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한다. 질산염이 든 감미료, 방부제, 향료, 색소 등은 위암 가능성을 더 높인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논란은 있지만 위암을 일으키는 균으로 분류돼 있다. 다만 이 균의 감염만으로 위암이 생긴다는 의학적인 근거는 부족하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었다면 3~4배 정도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모 등 가까운 친척 가운데 위암 환자가 있었다면 위장 내시경 검사 등 위암 검진을 더 철저히 받아야 한다. 금연은 기본이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위암 발생이 거의 2배 많은데, 이는 흡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산가스, 비소, 페놀 등 각종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담배 연기는 위장으로도 들어가기 때문에 위암 위험요인의 하나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위암 검진 프로그램에서는 40살 이상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 또는 위장조영촬영술을 받도록 돼 있다”며 “아직 권고안에 반영돼 있지는 않지만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었다거나, 흡연자, 남들보다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 등은 이보다 더 일찍부터 검사를 챙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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