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철수 vs 유희열
|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지금까지 이렇게 섹시(!)한 돌출형 구강 구조를 가진 남성이 카메라 ‘원샷’을 받으며, 그것도 둘씩이나 동시에 티브이에 등장한 적이 있던가. 사람의 매력은 아파트 창문처럼 네모반듯한 치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마성의 뮤지션이자 마성의 디제이, 마성의 진행자가 음악 프로그램을 평정했다. <한국방송> ‘콘서트 7080’의 배철수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유희열을 연예가 공인중계소에 초대했다.
배철수와 유희열은 음악과 라디오, 티브이라는 쉽지 않은 트라이앵글을 잇는 튼튼한 다리 같은 존재다. 같은 음악이라도 이들이 소개하면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들이 소개하는 음악에 대한 믿음은 이들이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지키고 있던 뮤지션이라는 자리와 디제이라는 자리에서 온다. 디제이와 진행자로서 이들의 가장 큰 마력은 화법에 있다. 배철수는 무덤덤하게 툭 질문을 던지는 그 모습이 참 멋지다. 송강호가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을 때 그에게서 진한 무언가가 느껴지듯이,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그 무심한 듯 속 깊은 질문에서 배철수의 진정성을 눈치챌 수 있다. 유희열은 배철수와는 정반대다. 상대방에 대한 무한 배려와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얘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은 그가 심야 라디오의 변치 않는 지존인 이유다. 첫 방송을 성공적으로 내보낸 ‘유희열의 스케치북’, 기대가 크다.
안인용 nico@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