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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9 21:17 수정 : 2009.04.29 21:17

김영수/사진가·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컬러 배합 뛰어난 1등, 모노크롬 매력 발산 2등… 스토리 만들기 전 색과 구성 기본부터

사진 촬영에 관심을 갖는 사진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종종 어떤 사진이 좋은 것인지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아졌다. 그럴 때면 사진을 사람에 비유하곤 한다. 사람의 멋은 그 사람이 오랫동안 갈고닦은 인격에서 나오겠지만 단지 외모만 볼 때는 원래 타고난 외모가 있을 것이고,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일부 변형되기도 하며, 화장을 어떻게 하고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에 관한 호감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사진을 평가할 때는 그 사진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용도는 무엇인지를 먼저 고려하게 되는데 그러한 목적에 잘 어울리는 내용과 포장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색’이다. 사람의 경우에 비유하자면 그 사람의 인격보다는 외모, 그중에서도 전체적으로 화장, 옷, 구두, 가방 사이의 색의 조화를 어떻게 이루었는가를 보는 것과 같다. 화가들이 여러 가지 물감들을 이용하여 본인만의 독특한 색을 창조하는 것과는 달리 사진가들은 이미 자연에 있거나 혹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색들을 선택하여 사진 프레임 안에 조화롭게 구성할 뿐이다. 이것은 마치 집의 인테리어를 새로 꾸밀 때 벽지, 바닥재, 가구, 커튼과 같은 실내 공간을 어떤 색들로 조화롭게 구성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과 같다. 옷을 입거나 집 안을 치장할 때 화려한 원색으로 꾸몄다고 해서 항상 훌륭한 색의 조화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1등 수상자인 박호광님의 ‘여름 이야기’는 푸른색을 주색으로 하였으며 노란색의 물놀이 기구는 단조로워질 수 있는 컬러 배합에 악센트를 주어서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화면 전체에 흔들리는 잔물결들은 평면적으로 보이기 쉬운 화면에 입체감을 줌과 동시에 다양하고 불규칙한 선들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화면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2등 수상자인 고수경님의 작품은 노랑과 연두, 초록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서로 근접해 있는 따뜻한 느낌의 색깔들과 부드러운 ‘에스’(S) 곡선의 길, 꼬마들의 나들이 등, 모든 따뜻하고 부드러운 요소들이 서로 잘 어울려서 감상하기에 기분 좋은 이미지를 창조했다. 몇 명의 어린아이들의 붉은색 계통의 옷들은 화면 전체의 색감에 적절한 변화를 주었다. 2등 수상자인 이원광님의 작품은 주황색이 중심이 된 단색(모노크롬) 위주의 사진이며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색과 선, 면들의 아름다운 구성으로만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추상화를 접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3등 수상자인 오인숙님의 작품은 두 어린 여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원색들로 표현해서 조화를 이루었으며, 정철재님은 도시의 벽에 그려진 화려한 색들을 배경으로 도시 생활의 한 면을 보여주었고, 오도연님의 작품은 건축물의 일부를 선과 색으로만 구성하였는데, 푸른색의 하늘 배경에 붉은색의 유리창이 보색 대비를 이루며 화면에 강한 변화를 만들어주었다.

사진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생활 주변의 여러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슨 내용을 전달할지에 앞서서 화면을 이루는 선과 면 그리고 색채와 빛과 같은 사진의 외모를 가꾸는 것에도 신경 쓴다면 여러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사진을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영수 교수는 미국 브룩스 인스티튜트에서 포토일러스트레이션을, 오하이오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사진을 전공했다. 1986년부터 에스콰이아 등 국내 기업의 광고사진을 찍었으며 2007년에는 성곡미술관에서 개인전 <장을 보다>를 열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며 동강사진축전 운영위원장도 함께 맡고 있다.

글 김영수/사진가·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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