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엑스캔버스 컬러디캔팅과 함께하는 2009 독자사진 공모전
〈esc〉가 주최하는 사진 공모전이 2009년에도 어김없이 독자들을 찾아갔다. 이번에는 ‘색’이라는 독특한 주제였다. 사진에서 색은 중요한 요소다. 프레임 안에 색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어떤 색을 골라 찍느냐에 따라 그 사진은 슬픈 사진도, 강한 메시지를 담은 사진도 될 수 있다.세계적인 사진가 스티브 매커리가 찍은 아프가니스탄의 어린 소녀의 사진에는 붉은색과 녹색이 있다. 이 사진은 소녀의 얼굴을 감싼 두건의 붉은색과 배경이 된 녹색이 없었다면 평범한 인물 사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두 가지 색은 스티브 매커리의 사진을 더욱 강렬한 인물 사진으로 만들었다. 색은 이처럼 사진에서 찍은 이의 다양한 감정과 의지를 표현한다.
500여명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자신만의 색을 잡아서 접수했다. 어떤 화가도 재현하기 힘든 자연의 푸른색도 있었고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한 노란색도 있었다.
주제가 어려웠던 만큼 응모한 이들이 고민한 흔적도 역력했다. 아이들에게 알록달록한 옷을 입혀 배시시 웃게 만든 응모자도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외국 여행지의 화려한 색감을 담은 이들도 있었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한곳에 모인 듯 다양한 꽃 사진들이 많았다. 사찰의 연등은 단골 소재였다. 색이라는 주제만 아니라면 “훌륭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사진도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1차 심사에서 30여장이 뽑혔고 그 30여장은 치열한 경합을 통해 12장으로 추려졌다. 12장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을 자랑하며 심사위원들을 고민 속에 빠뜨렸다. 최종심사 결과 충남에 있는 덕산스파캐슬의 푸른 풀장을 배경으로 노란 튜브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찍은 박호광(42)씨 사진이 1등의 영예를 안았다. 푸른색과 노란색의 절묘한 조화는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푸른색 위로 흐르는 물결 문양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사진에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조금은 색다른 관점에서 ‘사진 찍기’에 열중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번 공모전 심사에는 김영수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강재훈 <한겨레> 사진부문 선임기자와 김은형 〈esc〉 팀장, 박미향 기자가 참가했다.
글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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