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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5.04 20:19 수정 : 2009.05.04 20:19

위는 강한 위산으로 세균이 살지 못하는 청정지역이다.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것을 모두 먹기도 하고, 성인도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어도 큰 병이 생기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위의 점막에서 헬리코박터라는 세균이 발견돼 의학계를 놀라게 했다.

헬리코박터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 국가들은 감염률이 25%정도인데 개발도상국의 감염률은 높다. 위암이 많은 지역은 대개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다. 위암이 흔한 우리나라 성인은 약 60~70%가 이에 감염돼 있었지만 최근 위생이 좋아지고 항생제 사용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 새로운 세균은 만성위염, 위·십이지장 궤양의 원인일 뿐 아니라 암의 한 원인이라는 것이 확인돼 국제암연구소는 헬리코박터를 발암 요인으로 규정했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은 위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다.

이 끔찍한 세균이 자신의 위에 살고 있다면 어떻게든 빨리 없애기를 바랄 것이다. 헬리코박터는 위내시경을 통해서 검사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문제는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의 대다수에서 아무런 증상이 없어 고작 10~20%에서만 위·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키며, 그들이 평생 위암에 걸릴 확률은 1~2%에 불과하다.

문제는 헬리코박터가 모두 같은 종류의 균이 아니라는 데 있다. 헬리코박터에도 궤양과 암을 일으키는 균주가 있고, 그다지 해롭지 않은 것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다수는 해롭지 않다. 그렇다면, 이 둘을 구분해 해로운 균주라면 치료하면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현재는 그 둘을 구분하는 손쉬운 방법은 개발돼 있지 않다.

현재 위나 십이지장 궤양이 있거나, 조기 위암 및 임파종이 있다면 헬리코박터를 박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장 흔한 방법은 3가지 항생제를 1주일 동안 먹는 것인데 약 85%에서 균이 없어진다. 1차 치료에서 효과가 없으면 다시 4가지 항생제를 사용하는 2차 치료를 시도한다.

헬리코박터는 혼자 암을 일으키기보다 동반 요인이 있을 때 발암요인이 된다고 생각된다. 위암 예방을 위해 알려진 상식대로 짜거나 태운 음식을 줄이고,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유산균을 먹으면 헬리코박터를 없앨 수 있느냐고 궁금해한다. 동물실험에서 유산균은 헬리코박터를 억제하지만 사람에게서는 근거가 부족하다. 헬리코박터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목적으로 권하지는 않는 이유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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