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5.20 17:55 수정 : 2009.05.21 17:11

구동백 vs 이정도

[매거진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어느 학교 어느 반이든, 어느 회사 어느 부서이든 이름도 얼굴도 도통 기억나지 않는 사람 한두 명씩은 꼭 있다. 한국방송 <그저 바라보다가>(그바보)의 구동백(황정민)과 에스비에스 <시티홀>의 이정도(이형철) 같은 이들 말이다. 이번주에는 자기 인생 잘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유명세와 권력을 가진 여인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이 둘을 초대했다.

‘있으나마나’라는 별명으로 남아버린 이름 없는 우체국 직원 구동백이나 조국(차승원) 말대로 술 먹고 진상만 한번 부려도 알릴 수 있는 기본적인 존재감조차 없이 연수원을 마친 공무원 이정도. 이렇듯 꽤나 밋밋하고 존재감 없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살아온 이 둘의 인생이 각각 유명하고 예쁜 여인과, 부유하고 욕심 많은 여인과 한 결혼으로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두 드라마는 각각 유쾌하게 이들의 인생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두 드라마 모두 유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알고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차이에 지독할 만큼 집착하는 건 아닌가 싶다. 궁극적으로 두 드라마 모두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의 가치 있는 삶’을 얘기하고 싶은 거겠지만, 드라마 내내 불편할 만큼 톱스타 한지수와 권력이 있는 민주화의 특권 아닌 특권을 부각하는 내용은 과연 이 두 드라마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들을 내세워 ‘평범남 콤플렉스’에 기반한 판타지를 얘기하고 싶은 건지 헷갈린다. 그렇게 착하다는 구동백은 우체국 국장의 어이없는 환대를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정말 바보 같고, 정도를 걷는다는 이정도는 돈과 권력만 믿고 날뛰는 부인을 그냥 내버려두는 또다른 바보 같다. 드라마가 중반으로 넘어서면 또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겠지만, 과연 그때까지 이들을 진짜 바보가 아닌 성실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안인용 nico@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