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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크로퍼드.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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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티브이에서 에어로빅하던 90년대 장재근부터
최근의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헬스 트레이너 변천사
운동으로 다져진 몸을 소유하고 있는 헬스 트레이너들은 처음엔 세계적 운동선수나 스타의 조력자로 자리했다. 때론 티브이에서 5분이면 끝나는 체조 프로그램에 별말 없이 구령을 외치는 모습의 트레이너들을 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 경쾌한 구령을 부르며 에어로빅을 가르쳐주던 장재근도 1990년대 대표적인 스포츠 강사의 얼굴이었다.
퍼스널 트레이너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역사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몸만들기 프로젝트와 무관하지 않다.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일대일 운동지도 외에 개인 맞춤형 운동지도의 첫 수혜자는 대중 스타였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을 부추기기 위해 스타들은 자신의 신체 관리를 목숨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스타와 몸매 관리가 찰떡궁합처럼 붙어 성공한 예는 92년 출시된 슈퍼모델 신디 크로퍼드의 비디오 ‘셰이프 유어 보디’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만 200만장 이상이 팔렸다. 국내에서도 95년 출시돼 몸매 관리 비디오의 클래식이 됐다. 이런 성공 옆에는 신디 크로퍼드가 윗몸일으키기 할 때 묵묵히 발목 잡아주고, 수건을 건네면서 “물 마시는 걸 잊지 말도록 해요”라던 말하던 헬스 트레이너가 있었다.
국내에도 몸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확대된 90년대 말부터는 스타들의 몸만들기 비디오나 책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조력자 트레이너는 가고 몸매 좋은 일부 스타들이 비디오라는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를 트레이너의 위치에 놓았다. 한국의 3대 다이어트 비디오로 꼽히는 슈퍼모델 이소라 다이어트, 조혜련의 태보 다이어트, 옥주현의 다이어트 & 요가를 비롯해 2003년엔 40대의 일반인 정다연씨의 비디오가 대박을 내 ‘봄날 아줌마’라는 스타가 됐다. 자기관리에 성공했다는 이미지까지 부가되면서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극복의 이미지가 대중의 지갑을 열게 했다.
대중이 선망했던 것은 애초 스타의 몸이었지만 최근엔 전문 트레이너의 몸으로 시선이 모인다. <비타민>(한국방송)의 ‘건강대장부’ 코너 등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간고등어’ 코치 최성조씨를 비롯해 티브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캐릭터로 재미를 주는 스타 트레이너들도 이젠 익숙하다. 배용준, 비, 권상우를 지도해 유명해진 임종필씨가 배용준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했던 것처럼 최근엔 연예기획사에서 전속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것도 일반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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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조의 〈간고등어 코치 王자를 부탁해〉, 김준희의 〈비키니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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