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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10 20:30 수정 : 2009.06.14 10:46

작가 노순택의 작품

[매거진 esc] 전시장 줌인

사진가 노순택(38)이 트렁크갤러리에서 <거울정치>라는 독특한 전시를 하고 있다. 그는 평택 대추리, 효순이·미선이 사건 등 크고 작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전시에도 남다른 그의 눈길이 느껴진다. 서울 광장을 메웠던 남한 사람들과 매스게임에 동원된 북한 사람들이 한 전시 공간에 있다. ‘배후설-메가바이트 산성의 비밀’은 까만 점들(사람들의 머리)과 그 점을 둘러싸고 있는 흰옷들의 물결이 보인다. 미학적으로 통일성과 율동감이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Red-House-35-2005’는 요가 동작과 유사한 자세를 잡은 수십 명이 줄을 서 있다. 북한 사람들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봐야 겨우 사진임을 안다. 극대화된 율동감과 통일감이 있다.

남쪽과 북쪽의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같은 형태의 ‘그림’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은 그 미학적으로 탄탄한 ‘그림’ 안에 갇혀 있다. 왜? 누구 때문에? 작가 노씨는 ‘거울’을 이야기한다. 서로의 거울인 두 사람 때문이라고! “내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에도 거울은 있지만, 내가 가장 증오하고 혐오하며 경악하는, 바로 그자의 얼굴이야말로 나의 거울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김정일은 질주하는 욕망덩어리다”, “이명박은 돌격하는 욕망덩어리다”라고 말한다. 결국 이들 둘은 증오하지만 서로를 욕망하는 서로의 거울이라는 소리다. “이것이야말로 분단 정치인의 내면이며, 분단 정치 시스템의 작동방식이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이 만든 ‘거울’ 속에 갇혔다. 자유가 박탈당했다. 감옥은 만져지는 실체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처럼 기적 같은 탈출을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6월16일까지)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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