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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 삼성한의원 김창업 원장이 17일 한의원을 찾은 이에게 절 운동법의 효과를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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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클리닉 탐방 / 서울 삼성한의원 비방을 꿈꾸는 한의사들이 많다. 비방은 자기만 알고 공개하지 않는 특효의 약방문이나 치료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비방이라고 표현하지 않지만 서울 삼성동 삼성한의원 김창업(43) 원장은 절 운동을 특별한 치료법으로 여긴다. “제 경험으로 보면 퇴행성 질환을 뺀 대부분의 질환 치료에 절 운동이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원장은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절 운동을 많이 권한다. 원장실 옆에 절 운동을 가르칠 수 있도록 공간과 방석까지 마련해뒀다. 그의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 이상이 회사원이다. 뒷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김 원장은 “육체적으로 무리하면 허리에, 정신적으로 무리를 하면 뒷목과 어깨에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순환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절 운동은 순환 시스템 회복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의 충격으로 정신병원을 드나들던 여학생의 마음의 병까지 절 운동을 겸한 한의학적 치료로 호전시켰다. 김 원장이 절 운동 마니아가 된 것은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그의 몸은 어린 시절부터 ‘종합 병동’이었다. 알레르기 질환, 디스크, 부정맥, 저혈압, 아토피, 천식 등을 ‘고루’ 앓았고 20대 때는 당뇨라는 진단까지 받았다. “얼굴에 진물이 흐르고 연방 기침을 하면서 환자를 진료했어요. 환자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가 없습니다.” 2006년 탕전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갑자기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쓰러졌다. 기어서라도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병원에 갔더니 공황장애라고 했다. 그때 절 운동법을 가르치는 청견 스님 얘기를 듣고 법왕정사 부산법당에서 1년 동안 머물며 틈만 나면 절을 했다. 1년 만에 공황장애는 물론 대부분의 병이 사라졌다. 서울에 올라와 2008년 한의원 문을 다시 연 뒤에는 환자들에게 절 운동을 권하기 시작했다. 그를 만난 환자 가운데 100여 명이 매일 1시간가량 절 운동을 한다고 했다. 효과가 확인되자 그는 자기 돈을 써가며 다른 지역 한의사를 대상으로 절 운동법에 대해 강의를 했다.” 여러 명이 서울에 오는 것보다 혼자 내려가는 게 전체로 보면 비용이 적게 드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오해도 받았다. 기독교 신자 가운데 절에서 하는 절을 시킨다고 발길을 끊은 환자들도 있다.“절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은 한의원에 오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서너 달 간격으로 계속 한의원을 찾습니다. 매일 꾸준히 절만 하면 시간도 돈도 절약할 수 있는데 그럴 여유가 없으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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