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2.0]
코를 고는 사람을 보면 곤히 잘 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를 고는 사람은 숨이 막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므로 사실은 힘들게 자고 있는 것이다. 코골이는 들이마신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목젖 등과 주위 점막에 진동을 일으켜 생긴다. 잠자는 동안의 무호흡은 코골이보다 더 위험한 상태로, 기도가 완전히 막혀 10초 이상 호흡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코골이 환자의 약 35%에서 동반된다. 이런 심한 코골이와 무호흡은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심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속의 여러 장기들은 휴식을 취한다. 또 호르몬 분비 및 면역계가 강화되는 등 중요한 일을 하게 되는데, 이 잠의 최대 방해꾼은 코골이와 무호흡이다. 잠자는 중간에 무호흡이 생기면 몸은 자고 있지만 뇌는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8시간 이상 잠을 자도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는 낮 동안 졸음을 일으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 원인이 수면 장애에 따른 기술자들의 졸음 때문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무호흡이 생기면 혈액 안의 산소 농도가 90% 이하로 떨어져 저산소증이 생긴다. 심하면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동시에 무호흡은 심근경색의 위험인자 가운데 하나로, 무호흡 환자의 심근경색 위험이 정상인에 견줘 2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들어 코골이 수술을 위해 병원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수술만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보다 다른 치료를 먼저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치료를 병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코골이와 무호흡의 원인이 되는 코와 목 안의 막힌 부위를 찾아야 한다. 아울러 수면 다원 검사를 받아 코골이와 무호흡의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신체검사상 폐쇄 부위가 명확하게 확인되면 수술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코골이 환자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면 우선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호흡 환자 가운데에는 30~50대 비만 남성이 많은데, 몸무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코골이와 무호흡이 상당히 호전된다. 몸무게 조절 못지않게 중요한 치료가 잠자는 자세 교정인데, 반듯하게 누운 자세보다 옆으로 누워 머리를 약간 높이는 자세가 좋다.이런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거나 중증의 무호흡이 있으면서 심혈관계 합병증이 동반됐다면 지속적 양압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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