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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5 19:37 수정 : 2009.07.19 10:43

서울의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은 응원의 중립지대다. 홈팀 응원단과 원정팀 응원단이 펼치는 불꽃 튀는 응원 대결도 서울지역 야구장의 볼거리. 두산 베어스 제공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초심자들을 위한 프로야구 각 구단·구장 올 가이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야구 경기장에 가본 적이 없다면 먼저 자신이 응원할 팀부터 정하자. 각 구단들은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지역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반드시 고향이나 주거지 중심으로 응원 팀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응원문화, 스타플레이어, 팀 컬러에 반해 지역의 벽을 넘어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최근 프로야구 팬 문화의 새로운 추세. 좀더 상세한 팀별 정보는 각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자.

에스케이 와이번스 제공

응원석 위로 배가 떠오른다!

◎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인천 문학구장

시설로 견주자면 8개 구단 중 따라올 데가 없다. 2002년에 개장한 최신 야구장이니 당연한 노릇. 여기에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한 구단의 적극적인 팬 마케팅 노선에 따라 서비스 또한 최상이다. 수유실을 비롯하여 꼬마기차, 에어 바운스 놀이터 같은 어린이 놀이기구 등 가족 단위 관중들을 위한 시설들을 완비하고 있다. 올 시즌 외야에 개장한 ‘바비큐 존’도 문학구장의 새로운 서비스. 외야석에서 고기도 구워 먹었다는 쌍팔년도 추억의 2009년도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단 구워진 고기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을 뿐, 직접 버너와 불판을 챙겨 갔다가는 낭패를 본다.

응원석에서는 분위기가 무르익을 7~8회 무렵 응원단장을 태우고 하늘로 떠오르는 배 모양의 무대가 색다른 스펙터클을 제공한다.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볼거리로 이때 관중들은 인천 야구팬들의 오랜 송가였던 ‘연안부두’를 합창한다. 주말에 경기장을 찾는다면 토요일 경기를 마친 후 약 5분간 이어지는 불꽃놀이의 장관도 놓치지 말자.


두산 베어스 제공

한 치 양보 없는 서울 라이벌의 자존심

◎ 두산 베어스, 엘지 트윈스의 서울 잠실구장

함께 잠실구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만큼 두 구단은 서비스에 있어서도 양보가 없다.

먼저 두산 베어스는 한 달에 세 번 이벤트 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 관중들에게 입장권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퀸스데이’, 모든 관중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가족 단위 관중들과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는 ‘베어스 데이’, 선수들이 오비 베어스 시절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장하는 ‘플레이어스 데이’가 그것.

엘지 트윈스도 홈 3연전마다 특색 있는 이벤트들을 개발하여 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7월7일부터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 때는 ‘쿨데이’ 이벤트를 마련하여, 수박 빨리 먹기 대회, 물풍선 터뜨리기 등 경품을 건 행사들이 펼쳐졌다. 여성 관중만을 대상으로 하는 그라운드 이벤트들도 올 시즌 대폭 강화되었다.

응원 열기에서도 두 팀은 전혀 밀리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의 응원가와 구호는 1980~90년대를 통해 확립된 것으로 다소 정형화된 인상이지만 신구 팬들 모두가 이질감 없이 따라 부를 수 있어 원정 응원단한테 위압감을 줄 만한 응집력을 과시한다. 반면 엘지 트윈스의 응원은 화려하며 구색도 다양하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만의 응원가를 가지고 있으며 선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응원이 등장한다.

엘지 트윈스 제공

이렇듯 응원과 이벤트에서는 경쟁적이지만, 구장 운영을 두고서는 서로가 내외하지 않는다. 가족 단위 관중을 위해 수유 공간과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마련했으며, 어린이에게는 글러브도 무료로 대여한다. 내야 전 좌석을 지정석으로 전환하여 관중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게 된 것도 올해 잠실구장의 변화 중 하나. 좀더 탁 트인 공간에서 안락하게 관람하고 싶다면 본부석 부근의 ‘로티보이 존’을 이용해 보자. 기자석 못지않게 좋은 위치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으며 연예인들도 종종 이곳에서 경기를 관람한다고.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노래방

◎ 롯데 자이언츠의 부산 사직구장

신문지를 책자 크기로 작게 접은 다음 손잡이 부분만 남겨두고 약 1.5㎝ 간격으로 잘게 찢는다. 먼지떨이 모양으로 완성된 이 신문지 뭉치 하나면 사직구장에서의 응원 도구는 충분하다. 여기에 5회 무렵 나눠주는 주황색 쓰레기봉투만 머리에 뒤집어쓰면 사직구장은 신문지를 흔드는 주황색 물결로 넘실거린다. 신문지를 흔들며 불러대는 각 선수들의 응원가와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만의 전매특허. 혹자는 이 광경을 두고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노래방’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그 어떤 구장보다 풍부한 먹을거리도 사직구장의 자랑이다. 족발, 치킨, 맥주 등 야구장의 단골 메뉴들은 기본이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을 모델로 한 도시락, 김밥에 심지어 테이크아웃 커피숍도 입점해 있다. 올 시즌 개장한 ‘롯데 자이언츠 역사 박물관’은 야구팬이라면 굳이 경기를 보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러 관람할 가치가 있다. 여성 직장인의 날, 학생의 날, 가족의 날 등 모든 홈경기에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으니 관람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자. 박진감 넘치는 경기 관람을 원한다면 올 시즌 파울지역에 신설된 ‘익사이팅 존’에 앉아 선수들의 호흡을 코앞에서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단, 운 좋게 건진 파울 타구는 아이들에게 넘겨줄 각오를 해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야구, 그 자체를 즐겨라

◎ 삼성 라이온즈의 대구 시민구장

1948년에 지어져 가장 낙후된 야구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 대구 시민구장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예전에는 부족했던 여성 전용 화장실을 확충했고, 본부석의 특별석과 내야의 테이블석을 크게 늘렸다. 외야에도 가족 단위 관중들을 배려한 테이블석을 마련하였는데 외야 일반석과 가격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프로야구 원년 이래 이름을 바꾸지 않은 전통의 팀이지만 응원 문화는 비교적 ‘점잖다’는 것이 중평. 삼성 라이온즈 홍보팀의 심창섭 과장은 “아마도 지역색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야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고 말한다. 모든 선수들의 개별 응원가를 만들어서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관중들이 합창하는 문화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전과 경기 중에 팀의 마스코트인 블레오, 사순이, 사돌이가 보여주는 쇼맨십도 리그 최고의 재미를 관중들에게 선사한다.

한화 이글스 제공

홈런 장면 놓칠 걱정일랑 안녕

◎ 한화 이글스의 대전 한밭구장

출출한데다 목도 마른데 박빙의 승부가 이어져 자리를 뜰 수가 없다. 하지만 대전구장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편의점, 스낵코너, 심지어 흡연실까지 관중석 상단에 마련되어 있는 까닭. 핫도그 하나를 사러 가더라도 경기 내용을 놓칠 걱정이 없다. 2000년도에 한화 이글스가 대전구장을 위탁관리한 이후 생긴 변화로 7개 구장 중 유일하다. 경기장을 개방하여 어린이들이 캐치볼을 할 수 있게 하고, ‘여성의 날’을 이벤트 데이로 만들어 여성 관중 몰이에 나선 것도 올해의 변화상이다.

대전 연고의 구단이지만 팀의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2006년, 2009년 두 번의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회를 거치며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팀 창단 이후 올해 최악의 성적을 낸 바 있지만, 그럼에도 관중들이 크게 줄지 않을 만큼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 원정팬들의 귀에도 쏙쏙 박히는 선수 응원가도 좋고, ‘뭐야, 뭐야, 야, 야, 쪽팔린다, 야’라는 투수 견제 야유는 롯데 자이언츠의 ‘마!’와 함께 다른 팀 팬과 선수들에게 악명이 높다. 현재 팀의 공식 응원가는 박상철의 ‘무조건’.

기아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응원문화의 총본산

◎ 기아 타이거즈의 광주 무등구장

1980년대까지 프로야구 경기장에 응원단장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쇼맨십 뛰어난 관중이 앞으로 나와 구령을 붙이는 것이 치어리딩의 전부. 하지만 해태 타이거즈는 1985년부터 팀 공식 응원단장을 경기장에 두었다. 그러한 응원의 전통은 해태의 후신인 기아 타이거즈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관중 장악력이 뛰어난 응원단장이 응집력 있는 응원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기아 타이거즈 응원의 특장점. 흘러간 유행가들을 기반으로 한 선수 응원가들도 고색창연한 만큼 정겨운 매력이 다분하다. 공식 응원가는 ‘남행열차’이며 아직도 종종 해태 타이거즈 시절의 응원가였던 ‘목포의 눈물’을 부르기도 한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구단이지만, 안타깝게도 기아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무등경기장의 편의시설은 매우 취약한 수준이다. 하여 먹을거리들을 미리 준비한 다음 관람에 임하는 편이 낫다.

히어로즈 제공

전국구 마스코트 턱돌이의 쇼맨십

◎ 히어로즈의 서울 목동구장

2년차 신생 구단이지만 그 뿌리는 원년의 삼미 슈퍼스타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팀의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뀌었고 연고지도 인천, 수원, 서울로 세 번 옮겼다. 그런 까닭에 팀의 팬층이 두껍지 못하다. 하지만 새롭게 출발한 히어로즈는 모든 팀의 팬들로부터 ‘영웅네’라는 이름으로 추앙받고 있다. 흔히 연예인들이나 사회 저명인사들이 주인공인 ‘시구’의 관례를 깨고, 장애인, 사회활동가 등을 시구자로 초청한 것이 영웅네의 대표적인 면모. 인터넷으로 사연을 보내면 일반인들도 시구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홈 관중은 물론이고 원정 관중들에게도 박수를 받는 히어로즈의 마스코트 ‘턱돌이’의 재기 넘치는 쇼맨십도 목동구장만의 즐거움 중 하나.

목동 야구장은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구장으로 외야석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가깝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목동경기장의 최대 장점이다. 그라운드가 작아 타 구장에 비해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것도 관중들에게는 또다른 즐거움.

조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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