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20 20:05
수정 : 2009.07.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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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음주운전 더 무서운 ‘음주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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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물놀이 사고 30% ‘40대 이상’…호흡곤란·심장마비 위험
여름철 익사 대부분 5살 미만 “어린이 혼자 두지 마세요”
업무에서 오는 피로를 떨치고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떠나는 휴가철이다. 하지만 마음만 들떠 무작정 출발했다가는 뜻밖의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을 얻어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떠나기 전에 간단한 상처에 쓸 구급약을 준비하고 응급조처 요령을 잘 알고 있어야 오랜만에 찾아온 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휴가철 물놀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슬리퍼보다 샌들을 물놀이를 하다가 익사하는 경우는 대부분 5살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강이나 바다 등에 갔다면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항상 지켜봐야 한다. 되도록이면 아이들은 물이 배꼽 이하까지 차는 곳에서만 물놀이를 하도록 해야 한다. 계곡이나 바다의 경우 수영을 잘한다고 해도 자칫 균형을 잃고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쉬우므로 물살이 센 곳은 피하도록 한다. 만약 신발이나 물건이 떠내려가면 절대로 혼자 따라가서 건지려 하지 말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주의를 줘야 한다.
계곡 등에서도 아이들은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고, 이때 신발은 잘 벗겨지는 슬리퍼보다 잠금장치가 있는 샌들을 신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피부는 물속에 있는 돌, 유리 조각, 막대기 등에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갑자기 물에 뛰어들거나 다이빙을 하면 드물지만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손부터 팔, 다리부터 몸통 등의 순서로 몸에 물을 적신 뒤 천천히 물속에 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다가 몸이 떨리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면 즉시 물놀이를 멈추게 하고 수건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다.
■ 음주수영=음주운전 술을 마시면 손이나 발 등의 운동신경을 관장하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줘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쉽게 말하면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물놀이를 할 때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시고 수영하면 수면의 경계가 흔들려 보이며 평소보다 더 쉽게 지친다. 물이 무겁게 느껴지며 다리에 피로감을 쉽게 느껴 물에 떠 있기 힘들어진다. 또 몸 안에 흡수된 알코올은 심장의 수축력을 약하게 만들어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쉽다. 아울러 알코올은 몸속의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음주 상태로 물에 들어가면 낮은 온도 때문에 갑자기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급하게 올라가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 물놀이 사고의 약 30%는 40대 이상에서 일어나는데, 많은 경우 술을 마신 뒤 물놀이를 하다가 나타난 사고였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응급조처 요령 물놀이를 하다가 쥐가 났을 때는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속에 엎드린 채 쥐가 난 부위를 주물러 줘야 한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장딴지를 주무르면서 무릎을 곧바로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혀 주면 풀린다. 혹 물에 빠진 사람을 보았을 때는 되도록 주변의 구조 전문가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좋다. 아무도 없어 구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물에 빠진 사람 뒤쪽에서 접근해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당황해 세게 붙잡을 경우에는 구조자마저 익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했다면 우선 119 등에 알리는 것이 권장된다. 그 뒤 호흡이 있는지를 관찰하고 없다면 입안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뒤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 응급약품 준비 해열진통제, 멀미약, 피부연고, 소화제, 일회용 반창고, 바르는 모기약 등은 준비해야 한다. 피서지에서 가장 골치 아픈 복병은 역시 설사인데, 상한 음식물을 먹은 뒤 나타나는 식중독일 경우가 많다. 반드시 음식은 익혀 먹고,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먹는 것이 좋다. 또 조금이라도 상했다면 바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설사가 심하다고 지사제를 먹는 것은 곤란하며,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 의식을 잃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임경수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양영모 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종섭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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