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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훈 vs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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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21세기 들어 해가 참 빨리 진다. 하늘에 떠 있는 해도 해지만, 티브이에 뜨는 해가 참 금세 진다. 언제까지나 높이 떠 있을 것만 같던 신동엽은 2005년 이후 한 해가 다르게 지고 있고, 탁재훈은 빨리도 떴다가 빨리도 지는 중이다. 이 둘이 문화방송 <일밤-오빠밴드>에서 만났다. 시청률 보증수표에서 어느새 재방보다 낮은 본방 시청률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이 둘을 중계소에 초대했다. 신동엽과 탁재훈은 정반대 스타일의 진행자다. 신동엽이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진행하는 완벽대본형의 최고봉이라면, 탁재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말을 언제 할지 모르는 무대포(+무대본)형의 대표 선수다. 이런 신동엽과 탁재훈이 만났다.(그런데 ‘우와!’ 대신 일동 침묵) 3, 4년 전이라면 이 둘의 만남에 참 많은 관심이 모아졌겠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유재석과 강호동 2강 체제에서 빠르게 밀려난 이 둘은 이미 ‘퀴즈프린스’에서 쓴맛을 보았다. 후속작 ‘오빠밴드’에서 뮤지션으로 변신해 첫 회에서는 뭔가 불안불안했던 이들은 다행히도 의외의 궁합을 보여주며 괜찮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뮤지션으로의 변신도 이유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이자 아빠’로서의 이미지 변신이다. 신동엽은 ‘피디 아내 앞에서 웃음을 잃은 고독한 베이시스트’로 쭉 이어갈 이미지를 모색하고 있고, 탁재훈은 예측불허 개그를 구사하며 ‘철없는 아들 같은 남편이자 부잣집 사위’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오빠밴드’에서 ‘오빠’를 버리고 ‘완벽 아빠’로 거듭난 이들에게, 이 곡을 불러주고 싶다. “아빠 힘내세요! (아직은 자꾸 채널이 <1박2일>과 <패떴>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그래도 보는) 시청자가 있잖아요!” 안인용 nico@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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