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05 20:24
수정 : 2009.08.06 11:18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100g에 5400원. 이쯤 되면 금값이다. 국내 한 백화점에서 파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 가격이다. 게랑드는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에 있는 마을이다. 태평염전처럼 갯벌이 펼쳐져 있으며 전통적인 장인의 수법으로 천일염을 생산한다. 프랑스의 식음료 백화점에는 소금 제품만 수십 가지가 진열돼 있다. 게랑드 천일염 플뢰르 드 셀은 여기에서 최고급 유기농 소금으로 대접받는다. ‘소금의 캐비아’라고 불릴 정도다. 게랑드 소금이 처음부터 이런 평가를 받지는 않았다. 1960~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염전이 폐전되는가 하면,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밝혀 소금 장인들을 비롯한 게랑드의 주민들이 격렬한 반대 투쟁을 벌였다. 요식업계에서는 게랑드 르 트레조르 셀 그리, 플뢰르 드 셀 외에도 이탈리아의 천일염 라비다 시솔트, 일본 유키시오 소금, 누치마스 소금, 영국 말돈 시솔트 등이 명품 소금으로 꼽힌다. 많은 한국의 요리사들은 국산 천일염, 자염, 죽염이 이들 외국 소금 제품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역사가 오래된 유명 소금 산지도 세계 곳곳에 있다. 어떤 곳은 관광지가 됐을 정도다. 미국 그레이트솔트호는 미국 유타주 북부의 염수호다. 염도가 20~27%에 달해 어류가 없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도 지정됐다. 중국 쓰촨성 수난주하이는 내륙인데도 소금 산지로 유명하다. 지하 1000m까지 파 들어간 우물에서 소금물을 얻고 이를 증발해 소금을 얻는다. 역사가 2000년이다. 국가중점문물로 지정됐다.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은 유명한 관광지다. 대표적인 암염 광산으로 14세기부터 개발됐다. 수백 년 동안 소금 채굴 과정에서 형성된 광산 내부가 관광자원이다. 광부들은 소금 광산 안에 예배당, 운동장 등 수많은 공간과 조각을 남겼다. 남미 페루의 3000m 고지대에 자리 잡은 마라스에는 살리나스라는 염전이 있다. 15~16세기 잉카 제국이 소금을 생산했던 곳이다. 산비탈 염전이다.
※참조 <게랑드의 소금 이야기>(고린 고바야시·시그마프레스)
고나무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