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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가 온다 리쿠. 사진〈씨네21〉 김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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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퓨전 미스터리의 최고봉 온다 리쿠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온다 리쿠. 이 세 작가는 현재 국내 출판시장에서 ‘일본 작가 3인방’이라 불린다. 작가의 명성이 독자들의 구매를 좌우하는 풍토에서 이들의 이름은 보증수표와도 같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미스터리라는 틀만을 공유할 뿐 다른 장르의 경계를 쉽게 넘나든다는 것.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는 최근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담집 <괴이>나 염력으로 불을 만드는 인물의 이야기 <크로스 파이어> 등을 통해 정통 호러와 판타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애초 정통 미스터리 애호가들에게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본격 미스터리(<게임의 이름은 유괴>), 사회파 미스터리(<백야행>), 심지어 에스에프(<도키오>)까지 넘나들어 왔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유연하게 다양한 장르의 자양분을 머금은 미스터리 소설들을 발표해 온 작가는 단연 온다 리쿠다. 그의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도 애초 판타지 소설 공모전에 응모한 소설이었다. 등단한 이후에도 온다 리쿠는 에스에프(<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판타지(<메이즈>) 여러 장르의 문법을 모호하게 뒤섞는 작법으로 자신만의 아성을 구축했다. 대중문학으로서는 다소 낯선 구성이지만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노스탤지어’를 통해 대중들의 사랑을 얻는 데 성공했다. esc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온다 리쿠의 단편 <그대와 밤과 음악과>에서도 장르의 구속에 얽매이지 않는 특유의 작풍을 엿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이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은 도시괴담의 모티브. 그리고 구성은 방송 대본을 그대로 옮겨 온 듯 생생하다. 장편소설들보다 더 분방한 상상력으로 넘쳐나는 그의 최근 단편집 <1001초 살인사건>(권영주 옮김, 까멜레옹)에 수록되어 있다. 조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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