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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12 19:08 수정 : 2009.08.16 19:12

영화 〈이누가미 일족〉(2006)에 등장한 긴다이치 고스케 탐정.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초자연현상·공포와 맞서는 일본의 명탐정들

163㎝의 작은 키에 덥수룩한 머리칼. 흥분하면 사정없이 머리를 긁어대며 말을 더듬는다. 요코미조 세이시가 창조한 일본의 국민탐정 긴다이치 고스케의 풍모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0년대 말에 주로 활동했으며 사건의 무대는 주로 산간 오지나 외딴섬. 초자연현상 혹은 저주로 쉬이 포장되는 미스터리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것이 그의 임무다. 그가 처음으로 등장한 소설 <혼징 살인사건>부터 <팔묘촌>, <이누가미 일족>, <악마의 공놀이 노래> 등의 작품들이 출간되어 있다.

아직 과학과 합리가 완전히 도착하지 않은 시대를 미스터리 호러의 배경으로 삼는 전통은 교고쿠 나쓰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로 이어졌다. 교고쿠도는 주인공인 추젠지 아키히코의 별명. 고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사의 제사를 관장하는 음양사이나, 양자역학 등 최신 과학 이론에도 밝다. 특히 설화나 민담에는 민속학자를 능가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 저주로 포장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능하다. 사소설을 쓰는 소심한 작가 세키구치가 교고쿠도의 곁에서 왓슨 노릇을 맡고 있으며, 사람의 기억을 읽는 초능력 탐정 에노키즈가 조력자이자 라이벌로 활약한다. 교고쿠도 시리즈는 현재 총 9편이 발표되었으나 국내에는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3편만이 출간되었다. 에노키즈를 주인공으로 한 외전 시리즈 <백기도연대>도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신본격 미스터리 작가 시마다 소지가 낳은 명탐정 미타라이 기요시도 전업 탐정은 아니다. 데뷔작 <점성술 살인사건>에서 점성술가로 등장한 그는 잠시 사립탐정으로 활동한 뒤 <마신유희>에서는 유럽으로 건너가 뇌과학자로 변신한다. 아이큐는 300이 넘는다고 하며 전세계 거의 모든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엄친아 탐정. 이시오카 가즈미라는 조수를 두고 있는데, 최근 국내 출간작이자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용와정 살인사건>에서는 이시오카가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호러소설의 주인공으로 더없이 어울리는 탐정 캐릭터도 있다. 바로 오쓰이치의 에서 화자로 등장하는 ‘나’. 살인사건에 흥미가 많은 그는 같은 학교의 여학생 ‘모리노 요루’의 손목을 잘라서 가지고 싶다는 망상에 시달린다. 하지만 언제나 그의 역할은 살해 위기에 처한 모리노를 구해내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연쇄살인범들에게 그녀의 손목을 넘기고 싶지 않아서다.

조민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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