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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12 19:29 수정 : 2009.08.12 19:42

‘혼’ vs ‘전설의 고향’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난감했다. 귀신도 봤다는 영화 <링>도, 남고생도 봤다는 영화 <여고괴담>조차도 보지 못한, ‘귀신은 노, 사람은 오케이’형 인간인 내게 호러판 연예가 공인중계소라니…. 어쨌든 이번 기회에 나도 귀신이나 영혼과 조금 더 가까이 지내 보자는 마음으로 문화방송 <혼>과 한국방송 <전설의 고향>을 시청했다. 이번주 연예가 공인중계소 초대 손님은 다크서클이 매력인 <혼>의 귀신들과 물결파마가 인상적인 <전설의 고향>의 혈귀 및 저승사자 군단이다.

<혼>이 새로운 공포드라마라면, <전설의 고향>은 전통적인 공포드라마다. 그렇지만 공포를 느끼게 하는 방식을 따져보면 정반대다. 고등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따돌림이나 자살, 냉혈한 살인마와 같은 이야기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는 장면은 <여고괴담>과 <추격자>, <시에스아이>, <링> 등을 보고 자란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한 공포의 구조다. 오히려 낯선 것은 <전설의 고향>이다. 선과 악은 분명하나 너무 뻔해서 이상한 인물들의 등장과 사건의 전개는 어디에서 공포를 느껴야 하는지 알 수가 없게 한다. 그래서 비명소리 대신 허탈한 웃음이 나온다. 그렇다고 <혼>이 대단히 공포스러운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요소를 섞어놓아 언뜻 한여름 공포드라마로는 새로워 보이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는 대신 ‘저걸 어디서 봤더라’ 자꾸 생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친근하고 어설프며 귀여운 <혼>과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 덕분에 귀신이나 영혼과 친해져 보겠다는 나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귀신, 별거 아니네.

안인용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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