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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의사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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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지마켓과 함께하는 시골 밥상 공모전
올해 배치받은 공중보건의 1년차입니다. 시골 근무지로 배치되고 보니, 남는 시간을 이용해 나만의 건강 식단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손 가지 않으면서 잘 자라는 새싹 채소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시범 삼아 변비에 탁월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는 알팔파(자주개자리)를 키워 보기로 했습니다. 물에 6~8시간 충분히 불려야 싹이 튼다는 걸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제대로 불리지 않고 키우기 시작했더니 반수 이상이 제때 싹이 나지 않더군요. 또 이 녀석들이 특별한 양분 없이 물만 먹고도 잘 자란다는 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물을 제때 자주 갈아줘야 한다는 말인데, 며칠 게으름 피웠더니 물에서 썩은 내가 진동을 하네요. 과유불급이라고 물이 너무 많아 씨앗이 잠겨 있으면 피워 보지도 못하고 썩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자신감이 생겨서 8개의 새싹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되었습니다. 국 끓일 때 넣으면 구수한 향미가 난다는 배추싹, 부드럽고 고소한 클로버싹, 소화가 잘되는 유채싹…. 진료실 카트 위에 귀여운 새싹들을 올려놓습니다. 환자들이 치료받고 나가다 “뭘 키우는 거냐”고 물어보시네요. ‘무순’ 몇 가닥을 뽑아 드리면, 톡 쏘는 맛이 무맛이랑 똑같다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고 나가십니다. 샐러드, 또는 새싹 비빔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이렇게 영양분이 많은 별미를 옆에 놓고 두고두고 키워 먹을 수 있다니. 거기다 키우는 방법도 간단하기까지. 하지만 애정 어린 정성은 항상 갖고 있어야겠죠.
최성규/전북 익산시 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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