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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26 17:38 수정 : 2009.08.30 10:43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사건 따라 정책 따라 울고 웃은 아웃도어 산업 변천사…산악인 후원하며 등산 문화 선도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아웃도어 용품이 일상의 캐주얼 문화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면, 10년 전 아웃도어 산업 열풍이 뜨거웠던 일본은 현재 우비용품 산업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복과 등산용품에 상당 부분 의존해 발전해온 것이 특징이다. 주거지 주변으로 야트막한 산이 많고 사계절 다양한 기후가 등산 인구의 확대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산업은 등산 및 야외 스포츠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북한산과 에베레스트산의 간극은 크지만, 애초 대한민국에서 아웃도어의 첫인상은 가벼운 등반보다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도전 행위에 가까웠다. 1977년 산악인 고상돈이 눈과 얼음, 바위산을 뚫고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무렵 대학 산악반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79년 비상계엄과 통금조치로 사회가 흉흉해지자 한때 등산을 향한 대중의 선망이 급감하기도 했다.

여가생활과 아웃도어 산업의 연관은 80~90년대에도 아웃도어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88서울올림픽을 맞아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연장선에서 다양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가 창업되었고, 90년대 초에는 국립공원 내 야영·취사 금지로 수많은 아웃도어 업체가 문을 닫았다. 다시 2007년에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뒤에는 산을 찾는 등산객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아웃도어 시장 규모도 커졌다.

2000년대 들어선 아웃도어 웨어·용품의 증가 및 확장은 패션계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2004년에는 한국패션협회가 뽑은 올해 최대 이슈에, 아웃도어 패션 시장 확대가 1위로 꼽혔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말이면 가까운 산행을 선택하는 중장년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외국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에 우후죽순 수입되기 시작해 백화점에 아웃도어 코너가 대대적으로 입성하고 이마트 등에서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팔기 시작한 것도 2000년대 중반의 아웃도어 붐에서 비롯한 현상이었다.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스포츠 정신이라는 큰 그림 아래 등산의 정신적 가치를 내세운다. ‘블랙야크’가 오은선 대장의 등반을 후원하고, ‘코오롱스포츠’가 고 고미영 대장을 후원했던 것처럼 아웃도어 브랜드는 국내외 등산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주체이기도 하다. 고난의 대장정 끝에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강조하던 브랜드들은 최근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거나, 시민 등산교실을 운영하는 등 다각도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도 이젠 스포츠 활동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등산 이미지를 보여준다. 광화문 한복판 전광판에서 만난 ‘라푸마’의 광고엔 로프 줄 하나에 몸을 맡긴 산악인의 수려한 몸동작이 시선을 끈다. 위태로운 찰나, 뒤로는 거친 암벽이 눈에 들어온다. 위대한 자연의 힘과 맞닥뜨리는 순간 암벽 오르기는 곧 인간 승리로 승화된다. 물론 아웃도어 광고는 빙벽과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아웃도어 장비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나약함을 보완할 수 있다는 언급을 잊지 않는다.

글 현시원 기자 qq@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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