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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평화가 깃든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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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요리보다 요리책 | 자연주의 음식 관련 책
한쪽에선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하고 10㎝의 킬힐로 마무리한 뒤 청담동의 고급 레스토랑을 도도하게 걷는 ‘엣지걸’이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가 하면 또 한쪽에선 손수 바느질해서 옷을 지어 입고 직접 가꾼 채소로 밥상을 차려 먹고 나무와 돌 등을 활용해 집 안을 꾸미고 정원을 가꾸는 데 쉼없이 손을 놀리는 삶에 탄성을 보낸다. 한국에서 이런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로 ‘스타’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으로는 이효재씨가 전무후무하다. 지상파 방송은 줄줄이 그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출판가는 그와 책 계약을 맺기 위해 줄을 서고, 그의 성북동 집 앞은 전국에서 관광버스까지 대절해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들썩인다.<효재처럼>(중앙m&b 펴냄)은 이효재씨가 즐겨 하는 요리뿐 아니라 집 안 인테리어와 세간붙이들을 구석구석 보여줌으로써 효재표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책이다. 담쟁이덩굴이 우거진 너른 마당, 정갈하게 자리잡은 장독 옆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김장을 담그는 표지 사진부터 200여쪽에 걸쳐 펼쳐지는 그의 공간과 생활은 ‘한국의 타샤 튜더’라는 명성에 충분히 부합한다. 각상에 차려내는 매일 밥상은 명란달걀찜에 동치미, 김 반찬이 전부다. 여기에 생일상에는 미역국과 생선 한 마리가 더해지고 손님상에는 정원에서 직접 딴 연잎으로 만든 연잎밥이 나온다. 식재료가 한정된 탓에 조리법은 다양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차려놓은 너무나 소박하고, 어떻게 보면 또 너무나 ‘가난한’ 밥상을 보자면 역설적으로 ‘어떤 삶이 진짜 삶인가’ 하는 거창한 화두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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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김아리 기자의 요리보다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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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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