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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07 19:19 수정 : 2009.09.07 19:19

귓속 돌이 달그락거리면 머리는 ‘빙글빙글’

[건강2.0]
자세 바꿀 때 어지럼 느껴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
위치 교정술로 90% 치료

오는 9일 ‘귀의 날’을 맞이해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이 모인 대한이과학회가 최근 어지럼증에 관한 최신 의학상식을 발표했다. 학회는 많은 사람들이 어지럼증을 느끼면 빈혈을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의사들의 진료 결과에서는 귀 안의 문제인 ‘이석증’(양성발작성체위성 어지럼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열에 넷은 이석증 조용범 전남대의대 교수팀이 올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10명 가운데 4명가량이 이석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증은 어떤 동작이나 자세 변화로 갑자기 시작되는 어지럼증으로, 대다수에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조 교수 팀은 36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135명(37%)이 이석증이었다. 이어 귀 안 조직에 분포된 신경염이 19%,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17%, 뇌경색이 7% 차례였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이석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 분석 자료를 보면 이석증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2004년에 2만명을 넘는 수준이었지만, 2006년에 2만5000명, 2008년에는 3만명을 넘어섰다. 박흥주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2006~2008년 병원을 찾은 어지럼증 환자 18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석증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긴 경우는 특히 60대 이상에서 2.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귓속 돌이 달그락거리면 머리는 ‘빙글빙글’
■ 이석증의 증상 이석은 말 그대로 ‘귓속에 있는 작은 돌멩이’로 몸의 균형을 잡는 전정기관에 있다. 전정기관에는 반고리관이 있어 몸의 평형을 느낄 수 있고, 또 이석기관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뇌가 인지하도록 한다. 하지만 머리에 가해진 외부 충격 등과 같은 원인으로 이석기관에 있는 이석이 떨어져 나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우리 몸이 움직일 때마다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이 움직이면서 반고리관을 자극해 뇌에 엉뚱한 신호를 보내면서, 뇌가 실제 움직임과 다른 감각을 느껴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정 자세나 머리를 움직이는 동작에서 갑자기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생기고, 동작을 멈추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간혹 어지럼증과 함께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토할 수도 있다.

잠자리에서 돌아눕거나 일어날 때에 흔하고, 앉아 있다가 누울 때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구부렸다 일어설 때,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려고 올려볼 때, 머리 감을 때, 급하게 머리나 몸을 움직일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어지럼증은 보통 아침에 증상이 심하고 오후에는 약해진다.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은 보통 30초 이내에 끝나지만, 그 이후에도 몇 시간 혹은 하루 종일 빙빙 도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약한 어지럼증이 남아 있기도 한다.

■ 이석증의 치료 이석증의 치료는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다시 꺼내는 것이다. 자세를 바꿔가면서 이석을 제자리에 되돌려놓는 위치교정술이 치료 방법으로 흔히 쓰이는데, 최고 90%에 이르는 성공률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에플리법이나 바비큐법 같은 치료법이 있으나 환자가 하기에는 쉽지 않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런 치료법으로 떨어져 나간 이석이 고정된 뒤에는 이틀 동안은 외부 충격을 받지 않도록 가능한 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이석증이 생겼어도 저절로 치료되는 경우도 있다. 반고리관으로 빠져나온 이석이 1~2주쯤 지나 체액에 자연스럽게 흡수돼 없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석증은 재발이 잘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위치교정술 등으로 치료한 뒤에도 26개월 뒤에는 15%, 40개월 뒤에는 50%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이광선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재영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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