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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21 20:49 수정 : 2009.09.21 20:49

[건강2.0]

컴맹에 가까웠던 시절,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포맷’이니 ‘바이러스’니 시시콜콜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전화를 걸어 괴롭혔더니 나중에는 ‘포털에 물어보렴’ 하고는 전화를 피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정말 해결이 됐다.

최근 각광을 받는 한줄 블로그에 열을 올려 ‘임플란트 뭐가 가장 궁금해?’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올라올 때마다 이를 살펴봤다. 느낀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인터넷으로 치과를 홍보하는 원장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둘째, 꽤 자세하지만 뭔가 속 시원하지는 않았다. 인터넷 정보의 한계일 것이다.

진짜 환자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비우고 답변들을 훑어보면, 글의 마지막에 자신의 치과 마크를 달고 있는 답변보다 환자로서의 경험담을 올린 글들에서 반응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느껴진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포함해 위험한 답변일 수 있음에도 일반인의 글에 더 감사나 신뢰를 보이는 것을 보면 문제는 건강 상담 내용의 신뢰 여부가 아니라 의사에 대한 저변의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줄 블로그에서 한참 동안 댓글을 주고받았던 이른바 온라인 친구가 결국 엉뚱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조금 씁쓸한 느낌마저 받은 적이 있다. 왜 의사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 걸까? 건강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치료가 대부분이어서 치료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높은 가격의 치료비 부담이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의심을 일삼는 관계로는 의사나 환자 모두 불행해지는 것은 뻔한 노릇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민영화 저지, 지불체계 개선 등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나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피해 오늘은 환자 처지에서 줄 수 있는 몇 가지 충고를 생각해 본다. 첫째, 임플란트를 위해 이를 뽑아야 했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려는 의사를 만나야 한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다른 치아들에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임플란트는 치료보다 유지 관리가 훨씬 어렵고 중요하다. 때문에 유지 관리에 노력하는 의사를 만나야 한다. 셋째, 너무 싼 것은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치료 뒤 결과물은 같더라도, 아주 간단한 경우가 아니라면 진료와 제작 과정에서 모든 단계를 꼼꼼하게 치료하려면 무시 못 할 비용이 발생한다. 어떻게든 이 비용을 줄여 보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은 비단 환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형성/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사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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