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9.21 21:06
수정 : 2009.09.21 21:06
[건강2.0]
뼈는 몸을 지탱하고 보호해줄 뿐 아니라 인체에 필요한 무기질을 저장하는 창고 구실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 뼈의 생성과 기능을 주관한다고 보아 신주골(腎主骨)이라 한다.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뼈가 점차 얇아지고 약해져 쉽게 부러지고 통증이 동반되는 골이영양증이라는 합병증이 흔히 생긴다는 것을 보아도, 신장과 뼈의 관계가 밀접함을 알 수 있다.
뼈를 구성하는 무기질 중 가장 중요한 칼슘과 인의 체내 대사는 매우 복잡하다. 칼슘은 근육수축, 신경전도, 혈액응고 등에서 핵심적인 구실을 하기 때문에 혈액 중의 농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돼야만 한다. 그래서 칼슘은 많이 섭취할수록 흡수율이 떨어지며, 신장에서 활성화된 비타민 D의 작용이 있어야만 칼슘이 장에서 흡수될 수 있다. 혈액의 칼슘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많이 배설하여 농도를 낮추고, 반대의 경우에는 뼈에 저장되어 있던 칼슘이 혈액으로 녹아 나와 급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반면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있는 인은 섭취가 많아지면 흡수도 많아지고 필요 이상의 인은 모두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인의 농도가 너무 높아지고 칼슘이 과잉의 인과 결합해서 혈액 중의 칼슘 농도는 오히려 떨어진다. 뼈에서는 칼슘이 녹아 나오게 되고 골이영양증이 생길 수 있다. 인이 많이 들어있는 청량음료를 뼈 건강의 적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년 이후의 골다공증은 성호르몬의 분비 감소로 인한 골대사 작용의 변화를 비롯해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며, 골이영양증보다 과정도 복잡하다. 골다공증을 걱정하면서 우유와 멸치 등 고칼슘식품만이 아니라 칼슘영양제를 챙기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먹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다 소화 흡수되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곳에만 활용되는 것도 아니다. 뉴질랜드에서 폐경 후 여성 1471명을 대상으로 벌인 비교 연구에서는 칼슘 보충이 오히려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는 결과가 나왔다. 과잉의 칼슘은 이렇게 혈관석회화를 촉진할 수도 있고, 신장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몸의 무기질은 뼈에 저장되어 있고 신장을 중심으로 한 무기질의 흡수와 배설, 활용 과정은 매우 정교하게 작동된다. 약물보다는 건강한 위와 장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음식으로 골고루 섭취하고 신장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뼈 건강의 기본이다.
윤영주/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의사·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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