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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05 19:05 수정 : 2009.10.05 19:05

[건강2.0]

‘치아’는 인체의 여러 기관 중 가장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뼈보다도 단단한 강도를 가진 치아가 뿌리 쪽 절반은 완벽한 면역체계를 갖춘 뼈 속에 있고, 씹는 쪽 절반은 300여종, 수억마리의 세균과 함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숨쉬고 먹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입 속에 있으니 늘 외부로 열려 있어야 함은 당연한데다가 온도 습도 적당하고 먹을 것마저 풍부해 입안은 자연히 세균들의 파라다이스가 된다. 이곳에서 세균 1억~2억마리쯤 늘어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 엄청난 외부 세균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치아와 그 주위 조직의 면역체계는 참으로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입안에 살고 있는 세균 대부분이 치아 뿌리와 씹는 면의 경계부분 잇몸에 그물망처럼 엉겨붙어 있는데 이를 ‘치태’라고 하며 칫솔질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칫솔질이 안 된 채 며칠만 지나면 쉽게 제거하기 힘든 치석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세균들은 이러한 치석을 타고 넘어 점점 뿌리가 위치한 뼈 쪽, 즉 우리 몸의 중심인 혈관 쪽으로 접근한다. 이때 우리 몸은 세균이 침범한 치아 주위의 골을 파괴하고 그곳에 있던 혈관들을 뒤로 후퇴시키면서 혈관 내로 침범하려는 세균 공격을 막는다. 즉, 우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세균에 노출된 치아를 내주는 선택을 한 것이다. 참으로 육참골단(肉斬骨斷)의 결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간혹 치과에서 풍치(치주질환) 때문에 치아 주변의 뼈(치조골)가 녹았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텐데 그것이 바로 구강 내 면역시스템 작동의 결과이다. 우리 몸의 다른 어떤 뼈가 그리 쉽게 녹는단 말인가? 워낙에 세균이 득실거리는 험한 환경 근처에 살다 보니 잇몸뼈는 그렇게 자신을 던져 최전방 방어선 구실을 하는 것이다.

몸이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나. 꼼꼼하고 규칙적인 양치질로 세균의 먹을거리를 없애주기만 하면 잇몸뼈와 우리 몸을 지키는 것은 물론 상쾌함까지 덤으로 얻는데 무얼 망설인단 말인가? 지금 당장 칫솔을 들고 거울 앞에 서자. 설마 옛사람들은 칫솔 없이도 잘만 살지 않았느냐고 반박하고 싶다면 현대인의 설탕 소비량이 연평균 80㎏으로 건강하셨던 옛분들의 수백 배쯤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또한 치주질환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 최전방 방어선이 때때로 무너지기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니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신순희/인치과 원장·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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