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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19 19:27 수정 : 2009.10.19 19:27

[건강2.0]

일상사가 권태롭고 이 닦는 것조차 귀찮아질 때, 치과의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조금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하루 정도 잇솔질을 하지 않는다고 충치가 생기거나 잇몸이 나빠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관련 연구들을 보면, 건강한 잇몸을 가진 사람이 잇솔질을 전혀 하지 않을 경우, 며칠이 지나서야 독성이 강한 세균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잇몸에 가벼운 염증이 생긴다. 그러나 그것도 다시 철저하게 관리를 하기 시작하면 빠르게 건강한 상태로 회복된다.

충치 발생은 어떨까? 충치는 특정 세균들이 설탕을 이용해 생성하는 산(acid)에 의한 치아의 탈석회화(부식) 과정의 결과다. 그러나 우리 입안에는 침이라는 든든한 수호자가 있다. 침에 의해 설탕도 산도 씻겨나가고 묽어지면, 치아가 다시 단단해지는 재석회화가 일어나면서, 탈석회화에 맞서 시소처럼 왔다 갔다 하며 균형을 잡아준다. 따라서 하룻밤에 돌이킬 수 없는 치아의 손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다음날 당신이 새로운 기분으로 칫솔을 들고 거울 앞에 서서 한 잇솔질이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잇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아 치아 주위에 형성되는 세균덩어리인 치태가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산이 침에 의해 씻겨 나오지 못하고 농축되면서 치아를 급속하게 부식시킨다. 세균의 독성물질은 잇몸의 염증을 악화시킬 것이고, 결국 치아를 잃게 되는 우울한 상황까지 연결된다.

이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를 제대로 닦지 않아 생긴다. 모든 건강관리가 그렇듯이 잇솔질도 습관이다. 식사 후의 규칙적인 잇솔질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더욱 중요한 것은 하루 한번이라도 정확하게 이를 닦는 것이다. 최근 예방이 강조되면서 잇솔질 교육을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치과가 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병원에 올 때마다 잇솔질 상태를 점수로 평가하게 되는데 대부분 처음에는 고작 20~30점을 받는다. 평가 방법은 간단하다. 치아에 착색을 해서 치태가 남아 있는 면수와 깨끗이 닦인 면수를 세는 방식이다. 30점을 받았다면 치아의 모든 면을 따졌을 때 30%만 깨끗이 닦였고 나머지에서는 치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말이다. 그 부분은 잇솔질을 한다고 해도 늘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태인 셈이다. 하루 안 닦는 걸 걱정할 일이 아닌 것이다.

잇솔질이 그렇게 어렵냐고 반문할 수 있다. 어렵다. 평생 습관이 되어 있기에 더욱 어렵다. 지면을 통해 방법을 알려줘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마다, 구강 상태에 따라 효율적인 방식의 차이가 있고, 꾸준히 교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잇솔질 교육을 받는 데 투자하면 치과 치료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건소, 학교, 치과에서 예방교육과 관리가 절실한 이유다.

소종섭/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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