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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1 18:10 수정 : 2009.10.21 18:10

남성인권보장위원회 vs 여자가 화났다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일요일 저녁만 되면 넥타이를 머리에 매고 주먹을 꼭 쥐고 티브이 앞에 결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남성들이 있다. 한국방송 <개그콘서트> ‘남성인권보장위원회’(이하 남보원)의 회원들이다. 이들이 주의 깊게 보는 ‘주적’ 프로그램도 있다. 케이블 티브이엔 <재미있는 티브이 롤러코스터>의 코너 ‘여자가 화났다’다. 남성 인권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남보원’과 여성의 미스터리한 심리를 퀴즈로 풀어보는 ‘여자가 화났다’를 이번주 중계소에 초대했다.

남성의 인권을 위해 분연히 일어난 <개콘> ‘남보원’과 남자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의 심리를 퀴즈로 풀어보는 <롤러코스터> ‘여자가 화났다’는 연애에 관한 여러 가지 상황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다. ‘남보원’은 무척이나 구체적이어서 자칫 쪼잔해 보이기까지 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트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남성의 인권 개선을 외친다. 남성 인권을 위한 투쟁의 선봉에 서 있는 날카로운 전직 피디 황현희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코스프레를 하고 나와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라며 분노하다가도 ‘챠르릉’ 소리가 나는 밍키 막대기만 쥐여주면 귀여운 셀카 표정으로 바뀌는 박성호, 20대 직장인 대표를 맡고 있는 듯한 최효종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 아니, 저건 연기가 아니다.

‘여자가 화났다’ 역시 디테일이 과도하게 살아 있는 여러 사례를 짚어보며 남성들에게 전혀 이해받지 못하는 여성의 심리를 보여준다. 상황이 너무 극단적인 것 같기는 하지만, 셜록 홈스도 알아낼 수 없는 이유로 화를 내본 적이 있다면, 또 그런 이유로 싸워본 적이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이 두 코너를 통해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불가능하다. 그냥 남자와 여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따로따로 떨어져 살자. 연애, 이러면서까지 해야 하나? 그냥 하지 마, 하지 마!(싱글인권보장위원회 발족식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안인용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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