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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8 21:35 수정 : 2009.10.28 21:35

된장녀 맞거든! 하이스코트 제공

[매거진 esc] 하이스코트 킹덤과 함께하는 영업맨 사연 공모전





된장녀란 말이 유행하기 한참 전부터 난 ‘된장녀’였다. 청국장과 된장이 주력상품이었던 우리 회사에서는 경쟁 상품이 나오면서 매출이 떨어지자,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상품 노출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바이어를 만나면 “안 보이는 곳에 진열된 상품은 맨 앞으로 빼달라”고 인사하러 다녔다. 종일 항아리 모양의 된장 샘플을 가방에 들고 다니니 몸에서 된장 냄새가 나는 듯해 지하철에서는 괜히 구석에 서 있었다.

그러던 중 내가 낸 아이디어인 ‘된장 체험’이 채택되었다. 강원도에 있는 된장 마을에 가서, 장맛도 보고, 주변 경치도 관광하는 ‘에코투어’! 구매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40명을 뽑았다. 나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담당자가 되어, 새벽부터 명단과 간식거리들을 챙겨 집결지로 갔다.

도착해보니 ‘에코투어가 아니라 효도관광이 맞겠구나’ 싶었다. 어르신들, 그것도 할머님들이 잔뜩 기다리고 계셨다. 여행이 설레셨는지 새벽부터 한 분도 늦지 않으시고, 나보다 일찍 나와 기다리고 계셨다. 자녀분이 보내 주더라며 대신 나오신 분들도 꽤 있었다. 어쨌든, 이분들을 태우고 장장 3시간이 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지루하실까 간식도 나눠 드리고, 없는 실력에 노래도 불러 드리고, 흥이 돋은 할머님 몇 분의 춤 파트너도 되어 드리며 도착한 된장 마을. 난 파김치가 되어, 에코고 뭐고 그쪽 담당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버스에서 점퍼를 덮고 잠들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된장 냄새가 가득한 마을에서 배고픔에 잠이 깨 돌아다니고 있는데, 일정이 끝난 할머님들이 버스에 오르기 시작하셨다. 차가 막히기 전에 출발하자는 기사님의 말에, 밥도 거른 채 다시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다. 기사님 옆에서 고픈 배를 쓰다듬고 있는 내게 할머님 한 분이 청국장 쿠키를 주셨다. 된장 맛이야 잘 알지만, 배고플 때 먹으니 맛이 끝내주게 좋았다. 할머님들을 배웅하고 집에 가는 길에 백반 집에 들렀다. “된장찌개 하나 빨리 주세요!”라고 외친 뒤 혼자 실실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종일 된장과 함께했으면서 또 된장이구나. 이 정도면 나 원조 된장녀라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지 않겠는가?

김진복/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 안주 | 쿠킹노아 김은경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요리 ‘낙지 연포탕’은 숙취해소에 좋은 콩나물과 해독작용에 탁월한 미나리를 연한 낙지와 함께 끓인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의 가을 보양식입니다.



위스키 킹덤과 〈 esc 〉가 영업사원들의 애환과 성공담을 나눕니다. ‘영업사원의 눈물겨운 생존전략’ ‘까칠한 고객과의 일화’ ‘목표 달성을 위한 좌충우돌 사연’ 등을 보내주세요. 매주 1분을 뽑아 50만원 상당의 킹덤 및 하이스코트 와인 세트와 골프 용품 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자세한 응모 요령은 <한겨레>(www.hani.co.kr) 누리집에 접속해 esc 게시판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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