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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8 21:27 수정 : 2009.10.28 21:27

포르투갈인들도 해물을 좋아한다. 사진은 리스본 모습. 연합뉴스

[매거진 esc] 유러피언 요한의 코리아 스타일

일반적으로 유럽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 음식이 중국 음식이나 일본 음식과 흡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알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고요. 난생처음 맛본 한국 음식은 제육볶음밥이었어요. 2000년 초쯤 어느 한국 친구와 파리 외곽에 있는 민박집을 방문했을 때 그 매콤한 고기요리를 처음 먹었습니다. 처음 맛본 제육볶음밥의 매콤한 맛은 저를 많이 놀라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 고춧가루 맛은 단순히 맵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그때까지 먹어 본 고추와 달리 입안에 싹 퍼지는 부드럽고 깊은 맛이었습니다.

파리에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음식점이라고는 정말 찾아보기가 힘들었어요. 아버지가 말씀하길 약 10년 전만 해도 한국 음식점은 다양한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이라기보다 ‘코리안 바비큐’ 위주로 갈비나 불고기를 파는 곳이 전부였대요. 또 몇몇 한국 음식점에선 일식이나 중식을 함께 만들어서 ‘한국 음식이란 일본 음식이나 중국 음식과 별반 다를 게 없구나’라고 프랑스인들이 대부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파리에 한국인 공동체가 많이 커졌고, 월드컵이나 다른 국제 행사 등을 통해 한국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음식점도 많이 들어서고 한국 음식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게 되었답니다.

요즘 파리에서 한국바비큐, 비빔밥, 돌솥비빕밥, 전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편이지요. 또한 한국 음식의 정체성도 뚜렷해지고 있어 일본이나 중국 음식과 구분해서 생각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진 걸 실감할 수 있어요. 이런 현상에는 몇 년 사이 부쩍 는 한국인 유학생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포르투갈인 어머니를 둔 저는 반은 포르투갈인입니다. 실제로 포르투갈에 친척들도 많은데요, 포르투갈에서 한국 음식점을 찾기는 프랑스에 비하면 정말 힘들어요. 포르투갈에 있는 제 친척들이나 친구들도 한국 음식을 전혀 모르거나 중국 음식과 비슷한 줄 알아요. 제 생각으로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요리, 특히 해물전, 김치볶음, 제육볶음, 낙지볶음과 낙지회, 주꾸미, 매운탕, 생선구이 등은 바다에 둘러싸여 생선과 해물 요리를 많이 먹고, 다른 유럽인들과 달리 매운 음식도 매우 좋아하는 포르투갈인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아요. 실제로 포르투갈 친구나 친척들이 파리에 왔을 때 몇 번 한국 음식점에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 매우 좋아하더군요.

유러피언 요한의 코리아 스타일
잘 보면 한국 음식과 포르투갈 음식은 요리법과 맛을 내는 향료가 약간 다를 뿐 닮은 점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도 포르투갈 음식을 좋아할 것 같아요. 포르투갈 전통 생선구이부터, 파스테이스 드 바칼량(pasteis de bacalhao·대구튀김), 파스테이스 드 나타(pasteis de nata·크림달걀 페이스트리), 준타르 드 페이장(juntar de feijao·돼지고기 파스타) 등 말이죠. 혹시 독자 여러분 중에 포르투갈에서 한국 음식점 열 계획 있으신 분 알려 주세요! 제가 포르투갈 갈 때마다 꼭 들를게요.

장필립 보드레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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