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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04 18:35 수정 : 2009.11.04 18:35

구하라 vs 나르샤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남성 아이돌 그룹이 온실 속 화초에서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짐승으로 변하고 있는 것처럼, 여성 아이돌 그룹 역시 그 특유의 ‘오라’를 자체적으로 걷어내고 이슬만 먹는 요정에서 참이슬도 먹는 인간으로 ‘커밍아웃’하고 있다. 올 상반기 무대 위를 점령했던 여성 아이돌 그룹은 이제 토크쇼와 버라이어티쇼뿐 아니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까지 폭을 넓혔다. 한국방송 <청춘불패>에서 맹활약하는 카라의 구하라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나르샤를 이번주 중계소에 초대했다.

<청춘불패>는 여성 아이돌과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참 어울리지 않는 두 요소를 자연스럽게 한 개의 프로그램으로 녹여내는 지혜를 가졌다. 명절 여성 아이돌 특집 프로그램처럼 부자연스럽게 망가지라고 요구하지도 않고, 케이블 티브이 프로그램처럼 과하게 풀어놓지도 않는다. 시골에서 못질을 하고 톱질을 하고 고추를 따고 밥을 지어 먹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각자 자기 성격을 은근히 드러낸다. 구하라와 나르샤가 대표적이다. 티브이 앞에서 인형처럼 웃기만 하던 구하라는 몸뻬바지를 입고 열아홉 살 나이에 맞게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눈빛을 반짝이며 시골의 모든 것들을 궁금해하는 구하라는 엉덩이춤을 추는 무대 위 구하라보다 더 예쁘다.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올 것처럼 무섭게 쏘아보던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나르샤는 서인영을 능가하는 포스를 지닌 ‘언니 아이돌’의 행동거지와 적당히 주책 맞은 이십대의 얼굴로 시골을 휘젓고 다닌다.

여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이들에 대해 떠들어대는 “너무 예뻐요, 귀여워요” 무한반복이나 과도한 선망의 눈초리가 가끔씩 불편하게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진짜 예쁜지 잘 모르겠더라. 대신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못하면 구박도 하고 맨얼굴은 확실히 다르다고 슬쩍 눙치기도 하는 <청춘불패>에서 이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더 예뻐 보인다. 지금 여성 아이돌 그룹에게 필요한 건 화장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아닐까.

안인용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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