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1.09 19:09
수정 : 2009.11.09 19:09
[건강2.0]
건강에 대한 격언 중 이런 말이 있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병이 오지 않는다.” 아주 원색적인 표현이지만, 이 격언에 따르면 대변을 잘 보는 것 자체가 건강한 삶의 한 축을 담당할 만큼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현대 여성들이 변비로 또다른 ‘산고’를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활동량과 식사량이 적고, 환경에 따라 대변을 참는 경우가 많아 쉽게 변비에 걸린다. 젊은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를 이유로 지나치게 소식하는 것도 변비의 주요 원인이 된다. 임신하게 되면 왕성해진 호르몬이 장운동을 방해하고, 점점 커지는 자궁이 장을 눌러 변비에 쉽게 걸릴 수 있다.
변비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식사 부족, 섬유질 섭취 부족, 폭음이나 흡연, 과로 등이 흔한 변비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변비의 원인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불규칙한 생활이 변비를 낳는 주범임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변비를 사기가 실하여 생기는 실비(實秘), 기혈이 부족하여 생기는 허비(虛秘)로 구분하고, 각각의 치료법도 달리한다. 실비는 주로 음식물에서 기인하고, 허비는 신체가 허약해져 발생한다고 한다.
말할 수 없는 이 고통을 편하게 해소하고자 관장을 하거나 하제를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변비를 그야말로 고질병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 그간의 생활습관에 일대 변혁을 줘야 한다. 변비를 방치하면 치질이나 치열이 생기고, 위염, 위궤양, 당뇨병, 고혈압, 담석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대변혁을 감내할 만큼의 가치는 있을 것이다.
먼저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변이 나오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10분 정도 힘을 줘 배변을 시도한다.
식사량을 늘려야 하나 체중이 증가할 것이 걱정된다면, 섬유질을 다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흰쌀밥보다 불수용 섬유소가 풍부한 현미, 보리, 콩 등의 잡곡을 섭취하면 대변의 무게를 증가시키고, 장운동을 촉진하므로 장통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섬유질을 많이 섭취했다면, 이제는 충분히 많은 물(1.5ℓ에서 2ℓ 정도)을 섭취해야 한다. 섬유질은 물과 만나게 되면 부피가 팽창하면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줘 배변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무심코 마시는 커피와 녹차가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과 녹차의 타닌 성분은 장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작용을 하므로 많이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커피나 녹차 대신 민들레나 차전자를 차로 복용하면 변비도 개선하고 피부미인도 될 수 있다. 감이나 밤, 바나나에도 타닌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걷기나 가볍게 달리는 운동은 필수적이다.
‘수다 떠는 사람은 절대 변비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하루빨리 막힘의 고통에서 벗어나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고,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즐기며 소통하는 삶을 되찾길 바란다.
김이종 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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