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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에서 24시간 끓여야 면역력 ‘인삼 영양 본색.’ 송권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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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생즙보단 끓일때 사포닌 높아져
홍삼도 체질 따져야 부작용 없어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세계적 록그룹 스코피언스, 산악인 엄홍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삼 애호가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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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산을 오를 때마다 홍삼차, 홍삼절편, 홍삼액을 챙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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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함께 약한 불에서 끓여야 인삼은 어떻게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인삼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사포닌이다. 진세노사이드라고 불리는 사포닌 성분은 면역력 증진, 말초혈관 확장, 중추신경 흥분, 혈소판 응집 억제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따라서 사포닌의 함량을 적정량 섭취해야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좋다고 무조건 먹기보다 섭취 방법까지 깐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재을 충남대 교수(충남인삼 특화작목 산학연협력단장)는 “인삼 사포닌은 단단한 섬유질에 둘러싸여 있어 잘 뽑아내 먹어야 한다”며 “물에 끓여 먹어야 우리 몸에 흡수가 가장 잘된다”고 말했다. 수삼은 제철인 가을(10~11월) 제품이 가장 품질이 좋다. 여름 잎줄기가 왕성하고 꽃이 필 때는 사포닌 함량이 감소한다. 수삼은 수분 함량이 많아 저장 중에 쉽게 변질돼 가공해야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수삼을 생즙으로 짜서 먹기보다는 물에 끓여 먹는 것이 사포닌을 소화 흡수하는 데 가장 좋다. 그렇다면 무조건 팔팔 끓여 먹으면 될까? 최 교수의 연구 결과, 수삼은 75℃에서 24시간 추출할 때 가장 사포닌 함량이 높았다. 백삼은 75℃에서 18시간, 홍삼은 같은 온도에서 12~18시간 추출했을 때 사포닌 함량이 가장 높았다. 이 모두를 종합하면,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선, 물과 함께 인삼을 약한 불(75℃)에서 끓여 먹어야 한다. 삼계탕이나 인삼샐러드, 인삼튀김, 인삼무침 등 음식으로 먹을 땐, 인삼의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맛과 향, 섭취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먹으면 된다. ■ 같이 복용하면 안되는 것들 인삼을 먹을 때 카페인, 혈압약,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제), 정신병 치료제 등을 같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홍삼이 혈압과 신경에 항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들 약과 같이 먹게 되면 약효가 너무 강해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섞어먹다 탈날라 약이되는 ‘삼 궁합’ 인삼과 잘 맞는 음식이 있고, 잘 맞지 않는 음식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음식 궁합도 체질에 따라 맞기도 하고,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O) 인삼+꿀: 열량이 낮은 인삼을 꿀과 함께 섭취하면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다. 꿀이 소화흡수를 돕는다. 인삼+대추: 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인삼과도 잘 어울린다. 인삼+황기: 폐의 기능을 좋게 하고 땀을 조절해준다. 인삼+마: 자양 강장 효능이 있고, 기관지를 튼튼하게 해준다. 인삼+숙지황: 혈압 조절을 도와주고 몸의 진액을 보충해준다. 인삼+맥문동+오미자: 여름철 음료로 좋다. 폐의 기능을 돕고 땀으로 빠진 영양성분을 보충해준다. 인삼+닭: 닭고기의 독특한 냄새를 중화시키고, 기력을 보강해준다. (X) 인삼+우유: 인삼을 갈아 우유에 섞어 먹으면 쓴맛이 줄어들어 먹기 편하다. 그러나 우유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소화 흡수가 잘되지 않으므로,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종류따라 저장법 달라요 ■ 수삼 재배한 인삼을 수확한 뒤 특별히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생삼을 말한다. 수삼은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해 1주일 이상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 건삼 말린 삼을 말하는데, 백삼과 피부삼이 있다. 백삼은 주로 4~5년근 수삼을 원료로 껍질을 살짝 벗겨내고 그대로 햇볕에 말려 제조한 것으로, 말린 형태에 따라 직삼, 반곡삼, 곡삼으로 구분한다. 피부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말린 삼을 말한다. ■ 홍삼 주로 6년근 수삼 중에 양질의 수삼만을 선별해 껍질째 찌고 건조해 수분 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다. 홍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비효소적 갈색화 반응이 촉진돼 갈색화 반응 생성물이 형성되고, 그중 말톨 같은 항산화 성분이 다량 생성된다.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진세노사이드 Rh₂, 파낙시트리올 등과 같은 새로운 활성 성분도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도움말: 김현주 기린한약국 한약사, 홍덕 원광대 겸임교수 겸 마포 청아한의원 원장, 조선희 한약학 박사, 유지현 식약청, 최재을 충남대 교수, <교양으로 읽는 인삼 이야기>(옥순종 지음, 이가서 펴냄), <우리 몸에 좋은 인삼과 홍삼>(유태종 지음, 아카데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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