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2.07 21:39
수정 : 2009.12.07 21:39
[건강2.0]
몸짱 열풍이 요즘에는 식스팩 복근 바람으로 정점을 찍는 듯하다. 이를 두고 외모지상주의라고 비판하는 견해들도 있지만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아주 바람직한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식스팩 복근에 열광하는 현상은 최근에 생겨난 것만도 아니다. 필자가 어릴 때에도 이소룡의 왕(王)자 복근은 많은 남성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보다 더 옛날에는 어떠했을까? <동의보감>에 ‘형체가 충실하고 큰 근육이 알통이 나오고 단단하며 군살이 없는 사람은 근육이 단단한데, 근육이 단단하면 오래 산다. 형체가 충실하여도 큰 근육이 밋밋하고 무른 사람은 근육이 약한데, 근육이 약하면 일찍 죽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몸짱들에 대한 좋은 평가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듯하다. 여기서 군살이 없다고 번역된 표현의 더욱 구체적인 뜻은 근육은 잘 발달하고 지방은 적어서 겉으로 보기에도 근육들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게 잘 드러난다는 뜻이다. 이렇게 단단하면서도 경계가 명확한 근육을 가지려면 평소에 운동과 식사조절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복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렇게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만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뼈와 관절, 인대도 모두 튼튼해지고 심폐기능도 향상되어 건강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수명은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옛날 의사들은 근육의 구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건강과 수명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더욱 본질적인 요인은 잘 발달한 근육이라기보다는 그것을 만들기 위한 과정 즉, 운동이라는 점이다.
언젠가 한 노화연구학자가 장수한 노인들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운동이 장수의 필수조건임을 시사하는 관찰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좀더 체계적인 연구들에 따르면 운동 부족은 당뇨병, 고혈압, 비만, 심혈관질환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관절염 같은 골 관절질환, 암,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 우울증, 발기부전 등 많은 만성질환의 위험인자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운동을 함으로써 이러한 질환들을 상당 부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많은 질병이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 데에서 기인한 ‘운동부족증후군’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만병통치 처방은 바로 ‘운동’이다.
한재복/실로암한의원·토마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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