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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16 20:58 수정 : 2009.12.16 20:58

내 택시의 첫 손님. 하이스코트 제공

[매거진 esc] 하이스코트 킹덤과 함께하는 영업맨 사연 공모전





승객으로 타다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새벽 5시에 택시를 몰고 나가기 위해서 나는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야 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 나는 겨우 3시간을 자고 온갖 알람을 동원해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첫 출근. 택시회사로 가서 차를 배차받았다. 택시기사 자격증을 비치하고 생수 한 통도 준비해 마음을 굳게 먹고 시동을 걸었다. 어디를 가야 손님을 모실 수 있을까? 강남역? 광화문? 고민하는 사이에 텅 빈 길가에서 누군가 내 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택시기사로서 내 첫 손님이다. 최대한 공손하게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물었다. 그 손님은 공교롭게도 같은 택시회사 기사였고 밤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세상에, 첫 손님이 동료 기사라니! 그는 친절하게 ‘고참’으로서 이것저것 충고와 자신의 택시 영업 노하우를 들려주었다. 같은 택시기사이기에 택시 요금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순간 고민했다. 하지만 그는 내리며 3000원을 내밀었고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3000원을 받으며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를 외쳤다.

택시 운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가급적 인도 쪽으로 운행해야 손님이 손을 드는 순간 차를 세울 수 있을 텐데 첫날이라 그러지 못하다 보니 다른 택시가 내 손님을 잡아채 갔다. 운전하랴 길가 손님 살피랴 보통 일이 아님을 서서히 깨달아 갔다. 택시는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버스와 달리 노선을 손님이 결정한다. 저녁 5시 교대시간에 맞추어 차고지로 돌아오며 하루 매출을 보니 겨우 7만원. 엄청난 적자다. 12시간 동안 운전하면서 머릿속은 길 찾기와 손님 찾기로 멍해져 있었다. 다리는 붕 떠 있었고 힘이 없었다.

차를 타고 다니며 길을 찾는 것과 손님을 모시고 돈을 받으며 길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뿌듯한 일도 많았다. 지금은 택시 영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내 첫 손님과 첫 출근의 느낌을 기억하며 항상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물론 택시기사님들께 친절히 대하고 설령 돌아가더라도 불평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양은희/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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