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2.23 19:12
수정 : 2009.12.26 11:35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새벽시간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점령한 그들은 누구일까
⊙ 코피스족 |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이들. 프리랜서로 일하는 코피스족에게 이런 공간은 작업실이나 다름없다. 커피로 잠을 쫓으며, 야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을 한다. 주로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고 흡연석이 있는 곳에 매일 출석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예요. 자취를 하는데 작업실을 구할 돈은 없고 집에서는 일에 집중을 못해서 노트북 가져와서 커피전문점에서 대부분의 일을 해요. 아무 때나 올 수 있고 분위기도 편해서 제 작업실이나 다름없죠. 매일 이 구석 자리에 앉아요. 가끔 좀 시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만한 데가 없어요.” (그래픽디자이너 김진만씨)
⊙ 해장족 | 술을 마시고 커피나 빵으로 해장을 하는 이들. 취했는데 술을 더 마시고 싶지는 않고, 새벽에 마땅히 갈 데는 없고, 친구들과 더 놀고는 싶어서 찾는 이들.(그런데 24시간 열어줬으면. 우리 인간적으로 여러 사람이 쓰는 화장실에서 내용물 확인하지는 맙시다.)
⊙ 클럽족 | 클럽에서 새벽까지 놀다가 지친 몸을 추스르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들르는 이들. 트렌드에 민감한 듯한 의상과 화장을 하고 있다.
“토요일이잖아요. 남자친구랑 클럽에 왔다가 이제 집에 가려구요. 보통 클럽에 놀러 오면 집에 가기 전에 꼭 들러서 커피 한잔 마셔요. 집에 가야 하는 아쉬운 마음도 좀 달래고, 클럽이 시끄러워서 얘기를 잘 못하거든요. 할 얘기는 여기에서 마저 하고 집에 가요.”(대학생 최유라씨)
⊙ 벼락치기족 |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에 책을 들고 반짝 등장하는 안경부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에는 안경을 벗고 해장족이나 클럽족으로 변신한다.
⊙ 데이트족 | 두 손 꼭 잡고 함께 밤을 지새는 커플들. “오늘 밤 같이 있고 싶어”를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건전하게 활용하는 남녀. 주로 창가에 앉아서 웃고 있다.
⊙ 수다족 | 5시간 이상 마라톤 수다를 떠는 이들. 2시간만 넘게 앉아 있어도 눈치 보이는 여타 카페와는 달리 이런 공간에서는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밤 꼬박 새우는 수다족, 성별 안 가리고 어디에든 꼭 있다.
“친구가 같은 동네에 살아요. 이 동네에서 새벽 시간에 만나 얘기하려면 친구 집에 가든지 우리 집에 와야 하는데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불편하거든요. 근처 설렁탕집보다는 패스트푸드점이 백배 편하잖아요. 여기에서 동네 친구들 자주 만나요.”(대학생 이지선씨)
⊙ 야근족 | 회사 사무실에서 야근하다가 커피나 야식으로 잠에서 깨려고 나온 회사원들. 풀어헤친 넥타이와 블라우스는 필수. 다크서클이 인중까지 내려와 있다. 자꾸 한숨을 쉰다.
안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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