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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28 20:34 수정 : 2009.12.28 20:34

[건강2.0]

한의학적 치료의 대원칙 중 하나가 청상통중온하(淸上通中溫下)이다. 인체의 하복부 이하는 따뜻하게 데워주고, 머리와 얼굴부위는 상대적으로 서늘하게 해주라는 것이다. 더운 기운이 아래에 있어야 대류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기혈의 순환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물이 소화기관들에 정체되지 않는 것 또한 상하기운의 소통에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열기가 위로 치솟으면서 아래쪽은 차가워지는 상열하한(上熱下寒) 상태는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현대인에게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상열, 상기(上氣)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상열은 얼굴이 쉽게 붉어지거나 어깨 근육이 잘 뭉치고 뒷머리와 목 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상부터 심한 두통, 갑상선질환, 심장질환, 고혈압의 원인까지 될 수 있다.

인체가 대사작용을 통해 계속 생산해내는 열은 혈액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므로 체온 유지를 위해서는 혈액 순환이 잘돼야 한다. 족욕, 반신욕 등은 하부 혈관을 직접 확장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온몸을 이완시키는 작용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져 내부 장기로 가는 혈액량이 늘어나 몸 안 온도가 올라간다. 반면에 더운 여름에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 전신의 피부혈관이 확장되면 오히려 내장으로 가는 혈액량은 줄어들어 속이 차가워진다. 따라서 뜨거운 사우나를 지나치게 오래 하면서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은 몸 안 온도를 낮추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열이 난다. 체온이 올라가면 세균을 공격하는 백혈구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다른 여러 면역기능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배란기 이후 체온이 0.6도 상승하여 월경 때까지 계속되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체온이 낮아지는 것을 보면 임신에도 적절한 체온 유지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주거와 난방시설의 개선, 보온의류 등으로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쉽게 따뜻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냉장고 문화의 발달로 차가운 음료수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서 몸 안 온도는 오히려 떨어졌을지 모른다. 긴장과 짜증, 분노로 열기가 위로만 올라가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숨을 들이쉴 때는 아랫배 단전 부위까지 깊이 들이마시고, 내쉴 때는 발바닥 가운데로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으로 숨을 내보내면 상열, 상기 증상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머리와 가슴은 서늘하게 배와 발은 따뜻하게!” 새해에 권하고 싶은 건강법이다.

윤영주(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의사·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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