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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건강 스펙’ 쌓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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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미리 일정 잡아 치아·시력 점검
생활 습관 고쳐 가족 마음 하나
엄마표 건강관리 이렇게
헉! 드디어 승찬(12)이와 진하(10)의 방학이 시작됐다. 아이들이 방학하면 갑자기 내 가슴은 턱 막혀온다. 한달 동안 요녀석들을 어떻게 관리할까 생각하면 막막하다. 어떤 엄마는 방학 때 어떻게 공부를 더 시킬까 고민한다. 요즘 유행한다는 ‘스펙 쌓기’에 혈안이 돼 있는 엄마도 있다. 그러나 난 의사 친구들 조언대로 우리 아이 생활 습관을 확실히 다잡는 계기로 만들어보련다. 사실 방학만큼 아이들 건강을 챙겨줄 만한 좋은 기회는 없지 않은가.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부터가 다르니까. 학기중에 하지 못했던 치아나 시력 점검도 꼭 해야지. 일단 전문가 도움말을 일정별로 꼼꼼히 기록해놓은 뒤 실천 계획을 짜야겠다.
■ 방학 첫쨋주와 둘쨋주
기본 다지기와 치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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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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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초기부터 아이들 습관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기본 중의 기본은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 늦어도 오전 9시 전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밥을 꼭 먹여야겠다. 이전처럼 방학이라고 오전 10시, 11시 가 다 되도록 이불 속에서 뒹굴도록 방치하지 말아야지. 아이들이 방학하면 나도 살짝 긴장이 풀려 같이 늦잠 자고 ‘아점’으로 한 끼는 ‘패스’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아점(늦은 아침식사)’을 먹게 되면 군것질을 하게 되고, 또 저녁도 대충 때우게 된다. 그러니 꼭 오전 9시 이전에는 일어나기.
잠자는 시간은 오후 10시가 넘지 않도록 해야 아이들 성장에도 면역력에도 좋단다. 저녁 10시 드라마 보기는 일단 포기! 남편에게도 늦은 시간 치킨 같은 간식은 절대 사오지 말라고 얘기해야겠다. 요즘 다른 애들은 학원 숙제 하느라 새벽 1시까지 잠 못 자는 애들도 있다고 한다. 학원 숙제 시키느라 새벽 1시까지 잠을 안 재우는 건 아이 사랑이 아니라 학대다.
제일 먼저 두 아이 데리고 가야할 곳은 치과. 충치 점검이 우선이다. 요즘 승찬이와 진하가 부쩍 과자, 초콜릿, 사탕, 콜라를 나 몰래 먹는데다가 잇솔질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과 간 김에 제대로 잇솔질 하는 법을 아이들한테 알려달라고 부탁해야겠다.
치아가 삐뚤빼뚤한 승찬이는 혹시 부정교합은 아닌지 진찰을 받아봐야겠다. 자꾸 머리도 아프다 하고, 음식도 제대로 못 씹는 것 같고…. 만약 부정교합이라면 교정치료까지 받게 할 참이다. 교정기 착용 뒤 얼마간은 음식을 제대로 먹기 힘들고 볼 안쪽이 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과의사 친구 말로는, 아래턱이 큰 주걱턱이라면 만 7~8살 정도에 교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아래턱 골격이 작다면 만 11~12살이 적기라고 한다.
■ 2010년 1월 첫주
활동량 늘리기와 시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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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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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아이들 학원 수업이 시작된다. 바빠질 시기다. 승찬이는 기존에 하던 축구를, 진하는 본인이 너무 하고 싶어하는 재즈댄스를 시켜야겠다. 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은 <운동화 신은 뇌>(존 레이티·에릭 헤이거먼 지음)에선, 운동을 하면 학습 속도가 빨라지고 뇌의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 뜻대로 승찬이에게 수영을, 진하에게 발레를 시키는 것은 포기했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아이들은 하기 싫은 운동을 억지로 하게 하면 운동은 힘든 것이라는 기억이 생겨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말해주지 않았는가. 그러니 두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방학 동안 맘껏 하도록 해줘야겠다.
주말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장으로 고고 씽! 하루종일 텔레비전 틀어놓고 점심은 자장면으로 해결한 뒤 피곤하다는 핑계로 저녁때까지 늘어지게 낮잠을 자던 평소 주말생활에서 이젠 벗어나야겠다. 남편에겐 승찬이와 주말엔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을 같이하면서 많이 친해지라고 부탁해야겠다. 진하와 난 배드민턴을 해봐야지. 그리고 이주엔 안과를 한번 들러서 두 아이 시력과 눈 상태를 점검해봐야겠다.
■ 1월 둘쨋주
비만 경계와 척추 상태 점검
텔레비전 시청, 비디오 게임, 컴퓨터는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텔레비전 시청은 하루 1~2시간 이내로 하고,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실내용 자전거를 타면서 보도록 두 아이와 ‘계약’을 맺어야겠다.
승찬이가 컴퓨터를 할 땐, 앉는 자세나 사용 시간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이주호 소아전문 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원장이 알려준 올바른 자세는 이렇다. 우선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 깊숙이 넣고 허리를 세워야 한다. 모니터 위치는 상체를 쭉 폈을 때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목을 구부리고 숙이게 돼 거북목이 되고 눈이 피로해지거나 침침해져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승찬이가 어른 의자가 아닌 자기에게 맞는 의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의자도 하나 구입해야겠다. 키와 덩치에 맞지 않아 다리가 땅에 닿지 않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세가 불량해질 수 있다고 한다.
혹시 진하가 척추측만증은 아닌지 한번 체크해봐야겠다. 척추측만증이란 게, 뒤에서 봤을 때 반듯한 일자형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척추측만증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유가 가능하단다. 보통 휘어진 정도가 20~40도이면, 성장이 끝나는 13~16살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고 한다.
아. 참. 이 주는 고양파주 두레생협 겨울생명학교가 있는 날. 썰매타기와 얼음낚시, 두부 만들기와 볏짚 나르기 등을 승찬이와 진하가 해보면 얼마나 즐거워할까.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
■ 1월 셋쨋주
집안일 시키기와 식습관 점검
방학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선 시점, 아이들의 방학 숙제를 중간 점검해봐야겠다. 이 주엔 아이들 식습관을 다잡고 집안일 도와주는 주로 선포!
요즘은 아이들이 너무 바쁘니 심부름도 시키지 않고 집안일도 안 시킨다는 데 그건 기본을 모르는 소리다. 화분에 물주기, 어항 청소, 가습기 갈기, 설거지, 방청소, 옷장·서랍장 정리 등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집안일을 아이들에게 맡기자. 아이들 활동량을 늘려 건강에 좋고, 가사일 분담으로 가족의 공동체의식 함양에도 좋고, 정서에도 좋지 않은가.
대신 난 칭찬과 간식을 제공할 생각이다. 간식은 아이스크림, 햄버거, 튀김요리 대신 찐 고구마나 감자, 저지방 우유나 플레인 요구르트, 토마토, 당근, 오이, 브로콜리 등 채소, 과일 등을 줘야겠다. 햄버거나 피자, 어묵, 핫도그 등의 간식은 절대 금물이다. 우유는 저지방이 좋단다.
■ 1월 넷쨋주
칭찬과 보상
드디어 방학 마지막주다. 이 주엔 아이들도 바쁠 것이다. 밀린 방학숙제 하랴 얼마나 정신없겠는가. 방학이 끝나기 전 아이들에게 아이들만의 자유시간을 줘야겠다. 친구들도 만나고, 지방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나뵙도록 해야겠다.
사실 아이들 생활습관 바꾸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그나마 한 달 동안 아이들의 식습관, 운동, 수면습관이 잘 잡혔다면, 그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한 거다. 진하와 승찬이에게 칭찬 선물을 줘야겠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칭찬과 보상만큼 좋은 게 없다지 않은가. 승찬이는 운동화를 사주기로 했다. 진하는 평소 소원대로 놀이공원에 데려갈 생각이다.
얼음의 유혹…전통의 매력
집 밖에서 배워요
올겨울엔 아이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까 고민된다면? 인터넷에서 서울시 아동청소년정보사이트 유스내비(www.youthnavi.net)에 들어가보자. 국외연수에서 스키·보드 캠프, 각종 겨울방학 캠프까지 청소년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검색 기능도 있어 편리하다. 다음은 올겨울 시립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되는 겨울방학 캠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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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캠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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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선아 기자anmadan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한지인형 김미호 제작
도움말=박경희(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남경수(N치과 원장)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 이주호(아이누리한의원 안산점 원장) 김성주(김안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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