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1.25 19:06 수정 : 2010.01.25 19:06

[건강2.0]

한의학에서 치아는 뼈의 나머지로서 신(腎)에 속한다고 본다. 사랑니는 진아(眞牙)라고 하여 여자 21살, 남자 24살에 신기(腎氣)가 고르게 될 때 난다고 했다. 치(齒)는 나란한 앞니를 본뜬 글자이고, 아(牙)는 송곳니와 어금니를 가리키는데, 앞니는 채소 등을 자르고 어금니는 맷돌처럼 곡식을 갈며 송곳니는 고기를 찢기에 적합하다. 딱딱한 음식을 씹을 일이 점점 줄어들어 거의 퇴화단계에 있는 사랑니를 빼고서도 앞니와 어금니가 24개, 송곳니가 4개이므로, 채식:육식의 비율이 6:1 이상 되는 것이 인간에게 적당하다 볼 수 있다.

건강한 어금니 하나는 50㎏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이 있는데, 이뿌리를 지탱해주는 치조골 덕분이다. 잇몸에서 시작된 염증이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치조골이 녹아서 이가 흔들리다 결국 아픈 이를 빼게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지만 건강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젊은 층에도 잇몸병이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의보감>에서는 신(腎)이 쇠약하면 이 사이가 벌어지고, 정기가 왕성하면 이가 든든하며 허열이 있으면 이가 흔들린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이 사이에 음식이 잘 끼는 것은 노화 현상 중 하나이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허열, 과음 과식과 소화불량으로 인한 위열도 잇몸병의 중요한 원인이다.

십이 경락 중에서 잇몸과 관련된 것은 양명경으로 위 잇몸은 족양명위경, 아랫잇몸은 수양명대장경이 지난다. 치통이 심할 때 둘째 손가락의 이간, 삼간 혈에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것은 그 때문이다.

“씹는 행위”는 단지 음식물 섭취와 소화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씹을 때 아래턱의 근육을 움직이므로 턱 근육을 발달시키고 뇌에 혈액공급을 촉진하여 뇌를 건강하게 한다. 또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어 자율신경의 균형을 조절하고, 노화방지, 지능발달, 충치예방, 잇몸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아침저녁으로 침 삼키기와 함께 이를 여러 번 맞부딪치는 것은 중요한 양생법이었다.

우리 조상은 건강한 이를 다섯 가지 복 중 하나라 했다. 평균 수명이 80살을 넘어가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임플란트로 인공 치아를 심는 기술이 발달했지만 이는 함부로 뺄 일이 아니다. 최대한 자신의 이를 살리는 보존치료가 바람직하며, 충치나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칫솔질뿐 아니라 전신 건강 유지에도 힘쓰자.

윤영주(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의사·한의사)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