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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01 20:26 수정 : 2010.02.01 20:26

[건강2.0]

최근 생리불순을 호소하는 많은 젊은 여성들이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ian syndrome)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뒤에 증후군이란 진단명으로도 유추할 수 있듯, 아직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남성은 매일 수백만개의 정자를 만들고, 사정 때 적게는 수천만 개에서 많게는 3억개에 이르는 정자를 배출한다. 반면 여성은 2백만개의 원시난포만을 가지고 태어나 한 달에 한 번 한 개의 난포만을 성숙시켜 배란을 하므로 여성이 배출하는 난자는 평생 많아야 400개에 불과하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이와 비슷한 내용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서도 엿볼수 있다. 작품 중에 아오마메는 남성과 여성의 멘털리티의 차이 대부분이 여기에서 비롯되고, 여성의 삶이 한정된 수의 난자를 보호하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고 담담히 고백하고 있다.

제한된 수의 난포만이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의 호르몬 조절을 통하여 2㎝ 이상의 성숙한 난포가 되어 배란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어떤 이유에 의해 이 호르몬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성장하던 난포가 1㎝ 정도에 머물러 배란이 되지 않고 난소 주변에 남게 될 때 다낭성 난소를 만든다. 다낭성 난소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중요한 소견이긴 하나 진단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임상적으로 희발월경 또는 무월경이거나, 고안드로겐혈증, 즉 다모증이나 조모증, 탈모, 여드름 등의 증상이 발현되거나, 혈중 안드로겐 수치 상승이 초음파 소견상의 다낭성 난소와 같이 발견돼야 비로소 이 증후군이라고 진단한다.

이 증후군을 가진 여성의 50~70%가 비만하다는 것은 이 질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다. 비만이 되었다는 것은 오랜 영양 과잉과 운동 부족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몸의 균형이 깨져 호르몬 불균형까지 초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체중 감량이 이 증후군의 치료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식이요법과 적당한 운동으로 5% 체중 감량만 하여도 생리불순, 남성형 다모증, 여드름 같은 증상이 호전된다.

한의학에서 불임이나 생리불순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를 담음(체내 노폐물)이라고 여겨, 이를 치료하는 처방에도 담음을 제거하는 방법을 채택해 체중을 줄이도록 한 점은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귤껍질은 비만억제 효과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차로 복용하게 되면 이 증후군을 가진 여성에게 매우 좋다. 감귤을 하루 두 개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증후군의 조기 치료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이 증후군이 낳는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이다. 지속적인 무배란으로 무월경 상태가 계속되면 자궁내막증식증과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지질변화와 인슐린 저항성 증가, 비만 등은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가진 여성이 정상인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발생 빈도가 11배나 높다는 사실은 이 증후군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최근에는 여고생에게도 이 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서구적인 식생활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갑자기 체중이 늘며 생리불순 증상이 생긴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하고 조속히 치료할 것을 권한다.

김이종 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하늘벗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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