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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10 19:04 수정 : 2010.02.13 18:14

내 반쪽 내놔 1961년 미국 워싱턴 한 쇼핑센터 앞 자동차에 한 남자가 앉아서 웃고 있다. 왜? 잘린 자동차의 나머지의 행방을 아는 것일까! 매그넘 회원인 사진가 버크 어즐이 찍은 60년대 미국 풍경이다.(사진집 ‘매그넘 인 아워 타임’)

[매거진 esc] 추억으로 곰삭은 훈훈한 옛날 사진 vs 재치 번득이는 지금 우리네 풍경





3일간의 설연휴. 숨 가쁘게 지나가는 안타까운 휴가이기도 하지만 딱히 할 일 없는 시간들이 지루하기도 하다. 이때 텔레비전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이 친구와의 우정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한물간 영화나 새롭지 않은 아나운서들의 장기자랑이 이쪽저쪽에서 전파를 탈 때쯤이면 리모컨을 내던지고 싶어진다. 바로 이때 반짝반짝 눈동자를 돌리게 만드는 것이 있다. ‘폭소비디오’, ‘폭소웃음잔치’ 등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터뜨린 큰 웃음’을 모아 만든 프로그램이다. 싱거운 웃음투성이인데도 시선을 뗄 수 없다. 그들이 만든 무공해웃음 때문이다.

이런 웃음을 전하는 사진들을 모아봤다. 세월이 흘러 그것만으로도 배시시 미소를 전해주는 사진도 있고,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묘한 웃음의 변곡점에 있는 사진도 있고, 동물이 건네주는 박장대소도 있다. 올해는 고생스럽게 준비하는 음식잔치 대신 폭소웃음잔치 어떨까.

박미향 기자 mh@hani.co.kr

1955년, 스키 탔다구! 당시 강원도 횡계에서 열렸던 스키대회에 참여한 자녀들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애처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때는 스키 장비가 열악해서 한국군이 전투용으로 쓰던 스키 장비를 빌려줘서 대회를 치렀다고 한다. 잡지 <국제보도>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던 사진가 김한용씨가 찍었다.(‘희망의 연대기: 카메라로 바라본 1950-1960년대’ 김한용 사진집)

누나 아파?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동생이 팍하고 연 문짝에 머리가 부딪쳤다. 날도 추운데 서럽기만 하다. 1958년 서울 대흥동에 살았던 이 오누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희망의 연대기: 카메라로 바라본 1950-1960년대’ 김한용 사진집)

나도 탈래, 탈래. 흔들흔들 너무 재미있다. 놀이동산도 없던 시절 동네에 흔들거리는 인형 마차가 오면 우르륵 달려나갔다. 그 시절 놀이기구는 단순했지만 그것만큼 재미있었던 것도 없었다. 1964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정범태 사진집: 카메라와 함께한 반세기 1950-2000’)

나는야 라이더! ‘나 알고 보면 개 폭주족이야, 까불면 죽어.’ 날카로운 견공의 눈빛에서 포스가 느껴진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신호대기중인 한 오토바이 위의 견공나으리!(‘2010년 보도사진연감’)

어쩌란 말인가! 버스를 기다리던 노인, 신문에서 눈을 뗄 수밖에 없다. 어쩌란 말인가! 젊은 연인들의 애정행각이 부럽기만 하다. 1999년 스페인의 사진가 다비드 산체스 히메네스가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노인의 심각한 표정이 재미있다.(사진집 ‘LOVE’(이레 펴냄))


나 아마존밀림 온 거야? 엄마는 웃음이 나는데 웃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표정. 아들은 ‘이 아저씨야 뭐야’ 놀란 얼굴. 딸은 그나마 애처로운지 손을 흔들어준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에서 반라의 원주민을 만나는 순간 우리가 지은 표정들이다.(‘2010년 보도사진연감’)

나 맞은 거야! ‘윽, 이런 표정 너 해본 적 있어?’ 스포츠 사진에서는 인간의 결정적인 표정이 자주 등장한다. 큰 재미다. 지난해 9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1회말 두산 공격에서 김재호 얼굴에 파울공이 떨어지고 있다.(‘2010년 보도사진연감’)

내 여름휴가가 왜 여기에? “여름휴가 피서지에서 퐁당 싱크로나이즈 해본 사람?” “나요, 나요, 마네킹 다리처럼 보이지만 경포대 바다에 퐁당 빠진 내 다리라우”(‘2010년 보도사진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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