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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15 22:11 수정 : 2010.02.17 10:28

영국여왕 입맛 녹인 보들보들 ‘수란채’

[건강 2.0]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종가





“우리 어머니, 최고 솜씨요? 수란채죠! 수란채.” “우리 형님이요? 뭐 다 잘하세요. 그중에서 수란채, 불고기, 모시송편 다 맛나죠!” 조선 중기 유학자 류성룡(1542~1607)의 14대 종손 류영하(85)씨의 생일잔치에 모인 가족들이 한마디씩 한다.

음식에도 각기 고유한 맛을 내는 디엔에이(DNA)가 있다. 바로 손맛이다. 안동 하회마을에 터를 잡은 서애의 14대 종부 최소희(83)씨는 그 손맛이 남다르다. 스무살에 결혼한 그는 경주 최부잣집 출신이다. 당대의 미식가로도 통했던 ‘마지막 최부자’ 최준(1884∼1970)의 손녀다. 그는 서울에서 맛있는 요리를 맛보면 그 요리사를 데리고 와 가족들에게 집에서 요리 시연을 해보이곤 했다. 최씨의 손맛 디엔에이는 이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서애 종가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유명 인사가 많이 다녀갔다. 그때 최씨가 만든 음식이 ‘수란채’이다. 찌고 데친 각종 채소와 문어, 게살 등에 수란(물속에서 반숙 정도로 익힌 달걀)을 얹고 잣즙을 뿌려 먹는 음식이다. 최씨가 만드는 수란채에는 보들보들한 영덕대게 다리살이 들어가고 당근이 꽃 모양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로 다른 식재료들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착한 맛’을 낸다. 숙명여대 식생활문화대학원 심기현 교수는 잣에는 비만을 예방하는 성분이 있고 대게나 문어에는 타우린이 있어 영양 면에서 훌륭하다고 말한다. “타우린은 피로회복과 강장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교사 생활을 하던 남편과 함께 1971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안동으로 내려왔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자세한 내용은 http://foodntrip.hani.co.kr


종부 최소희씨가 알려주는 수란채

잣을 숟가락으로 으깬다. 식초 조금 넣고 물을 붓는다. 망에 걸러낸다. 3차례 정도 반복한다.

마지막 내린 잣즙에 소금, 식초, 설탕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만든다. 석이버섯은 뜨거운 물에 불리고 당근은 살짝 삶아 꽃 모양으로 깎는다. 대게는 삶아 다리살을 발라낸다. 미나리는 살짝 데치고 홍고추도 먹기 좋게 자른다. 달걀을 톡톡 구멍을 내서 끓는 물에 넣어 수란을 뜬다. 그릇에 모든 재료들을 넣고 수란을 얹는다. 그 위에 잣즙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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