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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24 20:39 수정 : 2010.02.27 09:37

2009년 이탈리아 페라리팀의 경주차 22대가 독일 뉘르부르크의 자동차경주장에 전시가 됐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모터스포츠에 환호하는 당신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포뮬러 원 대회 열린다

지난해 4월 열린 포뮬러 원 중국 그랑프리에서 선수와 미캐닉(기술자) 사이의 무전 내용이다. 르노의 세바스찬 베텔이 우승컵을 들었다. 폭우가 쏟아졌고 두 대의 자동차가 사고로 대파됐다. 올 10월 전남 영암에서 이와 같은 기름과 땀의 전쟁을 고대하는 팬들이 많다. 포뮬러 원 대회는 1906년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줄여서 에프 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에프’는 규정(포뮬러)을 뜻하고 ‘1’은 최고를 의미한다. 2010년 포뮬러 원 대회는 바레인에서 3월에 열리는 1라운드를 시작으로 17라운드가 대한민국에서 개최되고 아부다비(19라운드)에서 끝난다.

미하엘 슈마허가 지난 2일(한국 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포뮬러 원(F1) 2010 시즌 테스트 레이스에 앞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물이 너무 많다, 망할 물이 너무 많아.”
“젠장,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확보 안 된다, 조심하기 바란다.”
“잘했어! 세바스찬! 네가 자랑스럽다,
훌륭해!”
“오… 내가 대체… 감사합니다!”

자동차 경주대회는 다양하다. 자동차의 성능과 운영에 공통적인 규칙을 적용해 경쟁하는 포뮬러 원, 포뮬러 원의 하위 레이스인 그랑프리 2와 포뮬러 3, 미국에 기반을 둔 챔프카 월드 시리즈, 특별 제작이 아니라 양산차량을 가지고 경쟁하는 스톡카 레이스, 자연 속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레이스인 다카르 랠리 등 많다. 그저 누가 빨리 들어오느냐는 결론만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경기를 보는 재미는 룰을 아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해진 코스를 반복해서 도는 포뮬러 원은 더욱 그렇다. 2010년 대회 때 새롭게 바뀐 규정과 숨은 의미를 알면 보는 재미가 커진다.


세바스찬 베텔(왼쪽)이 2009년 포뮬러 원 중국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뒤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모터스포츠에 환호하는 당신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포뮬러 원 대회 열린다

끝없는 비용절감… 경기 중 급유도 금지

2001년 이후 포뮬러 원의 화두는 ‘작지만 효율적인 포뮬러 원’이라 할 수 있다. 2001년 미국 9·11 테러 뒤 기업 광고가 줄어들면서 여러 팀이 경영난에 빠졌다. 경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엔진과 차체는 자본력에 크게 좌우됐다. 하위팀일수록 시름에 빠졌다. 세계자동차연맹은 재정 부담으로 팀과 자동차 회사들이 대회에 불참하는 것을 막고자 활동비용을 줄이도록 규정을 바꿨다. 2008년부터는 예산이 많이 드는 신기술인 회전제한 엔진, 광폭 슬릭타이어 등을 금지했다. 지난해에는 비용을 한층 더 줄이려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혼다는 1965년 포뮬러 원 멕시코 그랑프리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한 뒤 줄곧 주요 참가국이었다. 그러나 세계 자동차 시장 위축을 이유로 2010년 경기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모터 스포츠의 정점인 포뮬러 원 레이싱팀 운영비는 엄청난 규모다. 운영비가 한해 최소 5000만달러(약 570억원)로 추산된다. 독일 자동차업체 베엠베(BMW)도 2010년 포뮬러 원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레이싱팀을 매각했다.

포뮬러 원 한국 그랑프리 유치 확정 2주년을 기념해 전라남도와 F1 한국그랑프리운영법인이 2008년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 도로에서 ‘F1 시티쇼크’행사를 열었다.
포뮬러 원 2005년 월드 챔피언십.

2010년 포뮬러 원 대회에도 이런 노력은 이어진다. ‘에코 그랑프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1993년 이후 17년 만에 경기 중 급유가 금지된다. 급유 중 자동차끼리의 충돌로 이따금 ‘볼거리’가 나왔으나 비용절감과 화재사고 위험 예방을 위해 금지했다. 참가자들은 엔진의 연비를 개량해 한정된 연료를 8기통 2400㏄ 엔진으로 305㎞를 효율적으로 달려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축구만큼 운용과 전술의 묘가 중요한 이유다. 급유를 할 수 없으므로 연료 탱크를 어떻게, 얼마나 더 크게 만들어 달지 설계공학도 고민해야 한다. ‘에코 드라이빙’은 자가용 운전자뿐 아니라 포뮬러 원 선수들에게도 과제가 됐다.

연비만이 아니다. 포뮬러 원 예선은 총 3회다. 1차 섹션 및 2차 섹션에서 8대를 탈락시켜 3차 섹션에서 ‘톱 10’을 정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한다. 3차 섹션에서 사용한 타이어를 결승 때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팀 간 타이어 전략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규정상 결승에서 부드러운 재질과 딱딱한 재질의 타이어를 모두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차례 타이어 교체가 이뤄진다. 타이어 재질에 맞춰 선수들은 주법을 연마해야 한다고 에프원 조직위원회는 설명했다.

‘레이싱걸’은 없소이다

포뮬러 원 선수 아이르통 세나.

달라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속도와 기술에 대한 순수한 경쟁이다. 한국은 아직 모터스포츠의 불모지다. 대중들이 ‘모터스포츠’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것은 ‘레이싱걸’이다. 그러나 포뮬러 원의 주인공은 엄연히 자동차와 선수다. 레이싱걸을 보는 재미가 아니라 운용의 묘를 보는 재미가 진짜 재미다. 레이싱걸은 널리 사용되는 단어도 아니다. 외국에서는 ‘그리드걸’(grid girl)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인다. 경주차의 출발 위치를 스타팅 그리드라고 부른다. 여기서 간혹 번호판 등을 드는 여성이 그리드걸이다. 대회 공식 운영진과 무관하고 주로 개별 레이싱팀 후원기업이 고용한 여성들이다. 포뮬러 원 대회에서 이들은 수도 적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관객들이 드라이버들의 경주와 기술자들의 경기 운영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 대회의 레이싱걸처럼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지도 않는다. 따라서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다른 국내 자동차 경주대회 같은 그리드걸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즐길 것은 전술 전략이다.

참고=<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모터스포츠의 세계>(김병헌·(주)자동차생활)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2007년 무더운 날씨에도 F1팬들이 자연관람석에 앉아 양산을 쓴 채 레이스를 지켜보고 있다.
자동차의 ‘지략’을 즐겨라

포뮬러 원 및 자동차 경주 대회 정보

⊙ 에프1 코리아 그랑프리 홈페이지 | 전남도가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 참가팀 등 기본적인 자료를 볼 수 있다.(www.f1korea.go.kr)

⊙ 포뮬러 원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홈페이지인 만큼 매우 자료가 꼼꼼하고 빠르게 올라온다. 동영상과 사진 자료도 고화질이다. 각 그랑프리 주요 장면을 편집한 동영상이 볼만하다.(www.formula1.com)

⊙ 지엠대우 레이싱팀 홈페이지 | 한국 자동차완성업체 최초로 레이싱팀 ‘마이티 블루’를 창단해 운영중이다. 씨제이 수퍼 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는 등 활발히 활동중이다. 포뮬러 원 레이싱팀은 아니지만, 자동차 경주와 관련된 정보를 일반인 눈높이에서 충실히 전한다.(www.gmdaewoo.co.kr/motor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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