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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는 오늘 점심도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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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극한상황에서 견뎌야 하는 포뮬러 원 선수들의 식단조절 이야기
자동차 경주 선수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카레이서는 축구선수처럼 직접 발로 뛰지 않는다. 대신 차가 달린다. 보디빌더처럼 바벨을 들어올리지도 않는다. 그저 핸들을 잡는다. 유도나 권투 선수처럼 몸과 몸이 부딪히는 일도 없다. 대신 차와 차가 부딪힌다. 그러므로 모터스포츠에 생소한 사람은 “카레이서가 체력 관리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조금씩 자주 먹도록 훈련 답은 “절대로 그렇다”이다. 모터스포츠는 카레이서에게 극한상황에서 견딜 것을 강요한다. 포뮬러 원 드라이버에게 필요한 체력은 상상 이상이다. 포뮬러 원 선수가 받는 압력은 최대 4지(G)에 달한다. 즉 선수 체중의 4배에 달하는 힘이 압박하는 것이다. 심장박동 수도 일시적으로 급격히 늘고 심지어 호흡 중단 상태에 빠질 때도 있다. 선수가 몸의 측면에서 받는 횡지도 4지를 넘을 때가 있다. 카레이서는 이런 압박을 견디며 1시간 남짓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마이티 블루’의 경우 대회를 앞두고 철저히 체중 관리를 한다. “레이싱카는 진동이 심해 식후에는 속이 불편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경기 2~3시간 전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이 활동하는 투어링카 레이스보다 포뮬러 원 레이스는 좀더 가혹하다. 포뮬러 원 공식사이트 자료를 종합하면, 포뮬러 원 선수는 육상 선수와 흡사하게 식단을 조절한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총량을 엄격하게 제어한다. 경기가 벌어지는 주말 동안 대부분의 선수가 파스타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경주에 필요한 에너지와 체력을 얻기 위해서다. 경기 직전 선수들은 매우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물 섭취는 실제의 갈증과 무관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경기 중에 흘리는 땀 때문에 탈수 증상에 빠진다. 포뮬러 원 선수에게는 마라톤 선수의 지구력이 요구된다. 포뮬러 원 관련 1인 미디어인 ‘블로그 에프 원’(blogf1.co.uk)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백질 섭취 통로로는 달걀과 흰 살 생선이 중요하다. 그러나 탄수화물이 가장 중요하므로 선수들은 훈련중에 파스타와 빵을 충분히 섭취한다. 다양한 곡물, 과일, 채소도 일부러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과 섬유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선수의 식단은 어느 한 영양소나 메뉴에 치우치지 않게 팀의 지도자에 의해서 엄격하게 관리된다. 이처럼 가혹한 자기관리를 견디고 난 뒤에야 포뮬러 원 정식 등록 선수인 20여명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먹는 습관도 철저히 통제된다. 선수들은 조금씩 자주 먹도록 훈련받는다. 이는 소화를 도와 신체가 음식으로부터 영양분을 더욱 완벽하게 흡수하도록 한다. 시즌 중에 선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로 곡물을 먹는다. 선수는 오전 10시께 간식으로 과일과 간단한 단백질류를 섭취한다. 점심은 대부분 파스타이며 소스는 입맛을 도울 정도의 양만 첨가해 먹는다. 그 뒤 오후 3시께 간식으로 과일을 먹고 서너 시간 뒤 저녁을 먹는다. 일반인과 달리, 포뮬러 원 선수들의 저녁식사는 하루 중 가장 간단하다. 채소를 곁들인 생선을 간단히 먹는다.목 근육과 팔 힘 위한 맞춤운동 해야 선수들은 영양 섭취와 함께 맞춤운동을 한다.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달리기, 수영, 사이클 등 심혈관계 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문제는 근력 운동이다. 카레이서는 보디빌더의 우락부락한 큰 근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큰 근육은 폭발력이 좋지만 금세 지친다. 코너링 때 목과 가슴이 받는 비정상적인 압박을 체육관에서 재현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각자 필요한 근육을 훈련하기 위해 특별한 운동기구를 사용한다. 스트렝스(근력)가 중요한 근육 부위가 별도로 존재한다. 일단 목 근육이다. 엄청난 횡지와 헬멧 무게를 지탱해야 한다. 핸들을 조작하는 팔 힘이 둘째로 중요하다. 이처럼 포뮬러 원 선수의 신체는 오로지 그 스포츠를 위해 만들어지고 관리된다. 보여주기 위한 보디빌더의 근육은 그들에게 들고 다니는데 사용할 수는 없는 탄약과 같다. 그들은 주저 없이 쓸 수 없는 탄약을 버린다. 그들은 대부분 ‘작은 거인’들이다. 작은 몸이 지구력에 유리하다. 또 자동차 운전석에도 맞아야 한다. 미하엘 슈마허는 178㎝, 펠리피 마사는 166㎝, 비탄토니오 리우치는 168㎝, 루이스 해밀턴은 174㎝다. 대부분 그렇다.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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