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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01 19:15 수정 : 2010.03.03 14:37

건강·생활 원천 ‘허벅지’, 왕처럼 모셔다오

‘간’보다 2배 효율 에너지 저장고…굵을수록 기초대사량도 늘어나

“둘레 60cm미만, 심장병 확률 2배”…근육량 키워야 성기능도 당당해져





건강·생활 원천 ‘허벅지’, 왕처럼 모셔다오

겨울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으로 국민을 열광시킨 우리 선수들에게 누리꾼들은 ‘금벅지’ ‘철벅지’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선수들의 두꺼운 허벅지에서 폭발적인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성인 남성의 허벅지 보통 둘레는 20~21인치다. 겨울올림픽 스타 모태범 선수는 26인치다. 여성인 이상화 선수도 22인치에 이른다. 스피드스케이팅뿐 아니라 골프, 야구, 축구, 육상 단거리, 사이클, 역도 등 폭발적인 힘을 순간적으로 내야 하는 운동에서 허벅지 굵기는 곧 실력이나 마찬가지다. 이승엽(28인치), 박찬호(26인치), 김동주(30인치), 장미란(28인치), 박세리(27인치) 등 스타들의 허벅지 굵기를 들여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반인에게도 튼튼한 허벅지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주요한 요소다. 허벅지의 근육과 지방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이 아주 요긴하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유이나 티파니처럼 ‘볼륨감 있고, 탄력 있는 허벅지(꿀벅지)’는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건강한 몸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허벅지는 에너지 저장고 근육은 당분을 저장해 우리 몸의 에너지로 쓰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허벅지는 그런 근육의 3분의 1~2분의 1이 몰려 있는 부위다. 허벅지 근육이 잘 발달하면 그만큼 우리 몸 안의 에너지 저장공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근육은 간보다 2배나 많은 당분을 글리코겐(포도당의 중합체)으로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근육에 충분한 에너지원이 저장돼 있으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또 굵은 허벅지는 근육 자체의 열량 소모량을 늘려 잉여 에너지가 혈당이나 복부 등 다른 부위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나 심혈관 질환을 막아준다. 지난해 9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베리트 헤이트만 교수팀은 “허벅지 둘레가 60㎝ 미만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릴 확률과 사망 위험이 2배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강희철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허벅지가 굵어지면 기초대사량이 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소비되는 열량이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 된다”며 “비만 위험도가 낮아지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생활습관병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 활기찬 생활의 원천 허벅지 근육은 신체를 지탱하는 역할도 한다. 허리를 보호하고, 골반을 지지하기 때문에 허벅지가 튼튼해야 우리 몸이 서고, 걷는 데 불편이 없다. 따라서 허벅지 근육이 발달해 있으면 오래 서 있어도 피곤을 느끼지 않는다. 일상에서도 정력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진대사 활동이 좋아지고, 나이가 들어서도 곧고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를 유지할 수 있다. 허벅지 안쪽의 대퇴내전근이 발달해 있으면, 남성과 여성의 생식 및 성 기능이 좋아진다.

관절염은 관절 운동에 필요한 관절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허벅지 근육이 약하거나 적으면 무릎 관절에 직접 충격이 가해져 쉽게 손상이 온다.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은 외부의 압력과 충격으로부터 무릎 관절을 보호한다. 결과적으로 대퇴사두근이 잘 발달해 있으면 충격의 완충작용을 해 무릎 관절의 손상을 막을 수 있고 노화의 증상인 퇴행성 관절염도 예방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아이오와대학 닐 시걸 교수팀은 “여성의 튼튼한 허벅지 근육은 무릎 골관절염에서 오는 통증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건강·생활 원천 ‘허벅지’, 왕처럼 모셔다오

■ 여성에겐 지방도 중요 허벅지 근육 못지않게 허벅지 지방도 중요하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출산, 수유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 대개 허벅지와 엉덩이에 지방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 때문에 여성의 허벅지 체지방률은 25%로, 남성(15%)에 비해 1.4배 정도 많다. 임신뿐 아니라 월경을 할 때도 이 체지방이 필요하며, 부족하면 배란 및 임신 지속 능력이 떨어진다.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보편적으로 체지방률이 17% 미만이면 월경이 원활하지 않고 12%나 그 미만인 경우 임신을 할 수 없는 확률이 높아진다”며 “허벅지에 지방이 너무 적으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허벅지와 엉덩이에 있는 지방이 심장이나 신진대사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허벅지 지방과 근육은 육안이나 촉감으로 구별할 수 있다. 근육은 단단하게 만져지는 반면 지방은 물컹한 느낌이다. 대체로 피하지방 아래 근육층이 있는데, 손가락으로 잡히는 정도가 두툼하면 지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시티(CT) 등을 찍어 체지방이나 골밀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경우 아직 허벅지 적정 두께가 정해져 있지 않다. 권 교수는 “허벅지와 종아리 둘레를 합친 길이가 최소한 자신의 배 둘레보다는 길어야 한다”고 말했다.

■ 꾸준히 근력운동해야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근육도 노화한다. 근육량은 근력강화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10년마다 약 5%씩 감소한다. 나이가 들수록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반면에 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의 노화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일주일에 4일 이상 40분~1시간 정도 걷기, 수영, 아쿠아로빅,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을 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체력에 자신이 있거나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은 별도의 근력 강화 운동을 해주면 더욱 좋다.

여성들이라면 운동을 해도 스케이트선수처럼 굵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근육을 키우는 테스토스테론이 적은데다 허벅지 근육은 짧은 시간 운동해서 커지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허벅지 근육이 커지려면 운동선수처럼 단백질 위주의 식습관, 유산소 운동 외에 집중적인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허벅지 근육을 집중적으로 단련했을 때라야 가능하다. 빙속 500m에서 우승한 이상화 선수는 170㎏ 바벨을 든 채로 스쿼트 운동을 했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면 허벅지 지방을 줄여 날씬한 다리를 만들 수도 있다. 또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바꿔주기 때문에 좋은 몸매를 가꾸는 데도 그만이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도움말: 권길영(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희철(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종하(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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