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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 회장(왼쪽에서 셋째)과 이현주 부회장(왼쪽에서 넷째) 등 ‘건한’ 운영위원들이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위해 지난달 28일 한 채식 뷔페에서 모임을 열었다.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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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한약사회 ‘고기 안먹는 월요일’ 운동
“항생제 내성 줄이고, 축산 온실가스 줄이고”
환경단체등 동참 이끌어…모임도 채식뷔페서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안 먹는 것만으로 자기 몸도 지구도 건강해진다니, 너무 쉽지 않나요?” 이현주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이하 건한) 부회장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자에게 묻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야 쉽겠다’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 안 먹는 것 가지고 어떻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삼겹살, 김치찌개, 불고기, 갈비, 닭볶음탕, 치킨, 뼈다귀해장국, 제육덮밥, 고기만두, 설렁탕, 곰탕…. 고기가 들어간 메뉴는 무수히 많다. 거기에 우유나 달걀까지 포함하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육류를 날마다 섭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집계한 우리 국민의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을 보면, 1990년 19.9㎏에 불과하던 육류 소비량이 2008년에는 35.6㎏으로 늘었다. 8년 새 거의 두 배 가까이 는 것이다. 그런데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육류 메뉴들을 모두 피하고 채식을 하자고 주장하는 한약사들이 있다. 바로 ‘건한’ 회원들이다. ‘건한’회원들부터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안 먹기로 했고, 여러 단체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인천녹색연합, 강원지방병무청, 인천여성회, 기후변화행동연구소, 학교급식네트워크에서 이 운동에 동참하기로 해 월요일을 ‘고기 먹지 않는 날’(Meat free Monday)로 정했다. 이현주 부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시민단체나 지자체 등과 연계해 이 운동이 우리 사회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왜 한약사들이 고기를 먹지 말자고 하는 것일까? 박석재 건한 부회장은 “한의학에선 음식은 바로 약이고, 음식을 바르게 먹는 것이 바로 병을 치료하는 것(약식동원)으로 본다”며 “고기에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많아 심장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공장식 축산시스템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 생산된 가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질병에도 쉽게 걸린다. 따라서 많은 가축업자들은 질병 예방을 위해 각종 항생제를 동물 사료에 섞거나 주사를 놓고 있고, 이런 고기를 사람이 먹을 경우 그 약물이 체내에 그대로 흡수돼 항생제 내성을 키워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병의 치료보다는 병의 예방을 중시하는 한의학을 공부한 이들로서 국민 건강을 위해 이런 먹거리 운동을 펼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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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안 먹는 월요일 운동 캐릭터 ‘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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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선 전문가집단이 먹거리 운동과 환경운동에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요. 미국의 공중보건의 협회는 법원에 공장식 축산을 없애달라는 청원을 냈고,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에서는 회원들 스스로 채식을 하죠. 선진국에선 축산방지 운동, 유기농산물운동과 로컬푸드 운동을 하는 전문가집단이 많지요. 비틀스 전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주창한 ‘미트 프리 먼데이’(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이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아직 전문가집단이 이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데 저희가 한번 해보려 합니다.” ‘건한’ 운영위원들은 모임도 채식뷔페에서 한다.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에 대한 정보는 meatfreemonda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천/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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