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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01 20:48 수정 : 2010.03.01 20:48

여성 생식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통틀어 대하(帶下)라고 한다. 대하엔 생리적인 것과 병적인 것이 있다. 성분은 주로 외음부에 있는 피지샘, 땀, 큰질어귀샘(바르톨린선)에서 분비되는 점액, 질에서 나오는 점액들이다. 이 점액들은 외부에서 세균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하기 위해 분비되는 것으로, 무색 또는 흰색이고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월경 전기나 배란기, 임신기는 그 양이 다소 많아질 수 있다.

임신이나 배란기가 아닌데도,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며, 색깔이 갈색이나 붉은색을 띠고 악취가 심하면서 거품이 있다면 병적인 대하를 의심해야 한다. 세균성 질염일 가능성이 크다. 가끔은 악성 종양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는 그에 맞는 항생제나 항진균제 등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끔은 특별한 염증성 소견이 보이지 않음에도 지속적으로 물 같은 대하가 흘러 고생하는 젊은 여성들이 있다. 이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더불어 과로에 의하여 양기가 허약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항생제나 항진균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영양공급을 해주어야 개선될 수 있다.

왜 냉대하라고 불리게 되었을까? 대하란 종대맥이하(從帶脈而下)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대맥(帶脈: 허리 둘레를 흐르는 경락)의 아래(下)에서 나타나는 분비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맥이 약해지면 아래로 분비물이 흘러 병적인 상태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원인을 소화기가 약해 영양섭취가 잘 되지 않거나, 몸의 양기가 부족해 찬 기운이 모에 흘러 대맥이 약해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이유로 ‘냉’이라는 별칭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세균성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대하(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등)도 ‘습열’이라는 분류를 해 외부에서 침습하여 병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해 치료에 임했다.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차가운 음식, 차가운 곳은 피하고 미니스커트와 같이 아랫배를 차게 하거나, 꽉 끼는 옷을 피해 하복부를 따뜻하고 통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외음부를 청결히 유지하되, 지나치게 자주 씻거나 살균작용이 있는 여성청결제를 과다 사용하게 되면, 자궁 내의 이로운 균도 죽게 되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감염에 의한 경우는 가급적 성생활을 자제하도록 하고 배우자도 검사를 하고, 병이 있을 땐 반드시 같이 치료해야 한다.

고삼이나 사상자를 달여 외음부를 세척하거나 좌욕을 해주면 좋고, 쑥이나 익모초를 훈증하는 것도 냉을 치료하는 좋은 방법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냉대하가 부인에게서 나타나는 첫 징후라 했고, 중국 전국시대의 명의 편작은 여성을 잘 치료하는 길은 대하를 잘 관찰하여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하는 여성의 건강 상태를 쉽게 점검할 수 있는 척도이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 문제가 생기면 적극 치료를 해야 한다.

김이종 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하늘벗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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