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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01 20:51 수정 : 2010.03.01 20:51

입학시즌 아이들 ‘꾀병’과 ‘중병’ 사이

복통 호소 땐 탈장·맹장염부터 의심
“가기 싫다” 버티면 학교 역할극 도움





3월이 되면 새로 학교에 입학하거나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아직 사회화가 덜 돼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거나 부모와 떨어져 지내기 싫어하는 경우다. 이때에는 무조건 학교나 유치원은 꼭 가야 하는 곳이라고 야단치기보다는 역할극 등과 같은 방법으로 대화를 나누고 격려해야 한다. 한편 배나 머리가 아프다면서 학교 등을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스트레스가 원인이지만 드물게는 실제로 탈장 등과 같은 질병을 가진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역할극 등으로 구체적 격려를 새로 유치원 등에 들어가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즐거워하며 적응해 간다. 또 자아가 성장하면서 다른 이들의 존재도 알게 돼 양보와 타협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친구를 배려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아이들은 갈등이 생기고,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때 폭력이 동원되기도 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친구들도 서서히 피하게 돼, 유치원 등에 가기 싫어하게 된다. 부모에게는 종종 배나 머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고 야단치면 아이가 더 빗나갈 수 있다. 이보다는 자녀가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격려하고 용기를 줘야 한다. 대화를 할 때는 역할극을 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행동을 고치도록 지도해 준다. 예를 들면 친구와 장난감을 가지고 다투는 등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새로 들어간 아이가 적응을 잘 하지 못할 때는 그곳 교사들과 상의해 시간을 천천히 늘려가는 것도 좋다. 또 유치원 등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아이와 함께 시설을 잘 둘러보면서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무조건 꾀병 의심은 금물 학교 등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가장 자주 통증을 호소하는 곳이 바로 배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느끼면 그렇지 않아도 소화 기능이 제대로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배앓이를 겪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이 유치원 등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저절로 없어진다.

드물기는 하지만 탈장이나 맹장염이라고 알려진 급성충수염 같은 질병이 있을 때에도 복통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질환들은 시기를 놓치면 심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탈장의 경우 그대로 두면 튀어나온 장기가 혈액 순환 장애로 괴사하는 심각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탈장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남자 아이는 고환 부위, 여자아이는 사타구니 주위에 평소에 없는 덩어리가 보인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급성충수염은 복통이 있으면서 오른쪽 아랫배를 눌러 누를 때보다 뗄 때 더욱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또 오른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토하면서 식욕이 없어지는 증상이 같이 있을 때가 많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장염처럼 명치 부위가 뻐근하다가 점차 오른쪽 아래 부위로 통증이 옮겨가기도 한다.

이 밖에 새학교증후군이나 새책증후군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아이들이 유치원 등을 거부할 때도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새학교증후군은 학교를 고치거나 새로 지으면서 각종 휘발성 유기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두통, 복통, 구역, 구토, 피로감, 코막힘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새책증후군 역시 책을 만드는 과정에 포함되는 표백제, 접착제, 잉크 등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때문에 피부, 눈, 호흡기 등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이소영(한림대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홍현주(한림대성심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곽동환(대항병원 탈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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