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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08 19:51 수정 : 2010.03.08 19:52

청소년 10명중 1명꼴 ‘식사장애’ 우려

[건강2.0]
식약청 조사…너무 먹고 토하거나, 아예 안먹거나
숨기는 경우 잦아…가족식사 피하면 의심해볼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식사장애를 겪고 있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장애는 자신이 스스로 살이 쪘다고 여기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식사 뒤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구토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심한 경우에는 이 때문에 심장 및 신장 질환이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이 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식사장애가 있어도 스스로 질병으로 여기지 않거나 숨기려 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 몸무게 적은 쪽이 취약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2~12월 전국 16개 시·도의 중·고교생 7000명을 대상으로 몸무게 및 식사 습관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식사장애가 우려되는 남학생은 전체의 10.5%(368명), 여학생은 14.8%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몸무게별로 들여다보면 정상 몸무게보다 적은 범위에 있는 이들에서 식사장애가 우려되는 학생이 1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비만 학생의 15.5%, 정상 몸무게 학생의 11.9%가 이 범주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식사장애 우려가 있는 학생들은 실제로는 정상 몸무게이거나 정상보다 몸무게가 낮아도 대부분 스스로 비만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남학생의 63.6%, 여학생의 88.6%가 단식, 식사 뒤 구토, 한 종류의 음식만 먹는 다이어트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몸무게 감량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방법은 오히려 청소년기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정신질환도 부를 수 있어 식사장애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과도한 식욕부진이나 반대로 마구 먹게 되는 대식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과도한 식욕부진의 경우 몸무게의 지나친 감소는 물론 피부건조증, 탈모 등도 부를 수 있으며, 몸의 이온 불균형으로 심장이나 신장 기능의 이상도 일으킬 수 있다. 아예 음식을 거부해 극단적인 몸무게 감소가 나타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반대로 대식증은 마구 먹고 난 뒤 후회하고 억지로 구토를 일으키는 증상이 나타난다. 잦은 구토 때문에 위장과 식도가 손상되며 잇몸이 상하고 충치가 잘 생기기도 한다.

식욕부진이나 대식증 모두 심리적인 측면에도 영향을 주는데, 가장 흔한 증상은 우울증이다. 또 특정한 음식에 대해서나 몸매가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에 대한 불안 등이 나타나 불안 및 강박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드물지만 심한 경우 사회공포증, 대인관계 공포증으로 진행되기도 하며, 자살에 이를 수도 있다.

■ 식생활 일기 쓰기를 식욕부진이나 대식증 모두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식사하는 것을 피할 때가 많다. 대식증의 경우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른 속도로 먹어치운 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억지로 토하거나 구토제, 설사약, 이뇨제 등을 먹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식사 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경향이 있다.

식사장애가 있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을 거부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은 더욱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해 대처해야 한다. 부모들은 우선 이런 식사장애가 상당 부분 사회의 왜곡된 미적 기준에서 왔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자녀를 대할 때 나무라지만 말고 자신의 심리적 상태와 행동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식사 습관은 아침 식사를 꼭 챙기는 등 하루 3번 식사와 2~3번 간식을 먹도록 조절하고, 식생활 일기를 쓰도록 권장할 필요가 있다. 식사 습관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정상적인 식사로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바꿔가는 게 좋다. 몸무게는 체중계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두지 말고 1주일에 한 번만 재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자존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고, 우울증,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이 있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글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사진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wjryu@hani.co.kr

도움말: 박혜경(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정책과장) 박경희(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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